‘4본부 5실 14팀’에서 ‘4실 13팀’으로
대구여성가족재단에서 여성가족본부로
조직개편 후 사회서비스실 여성가족사업팀으로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대구여성가족재단, 대구청소년재단, 대구평생학습진흥원을 흡수·통합한 대구광역시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이하 대구행복진흥원)이 ‘4본부 5실 14팀’에서 ‘4실 13팀’으로 조직운영에 들어간다고 10일 밝혔다.

“변화하는 행정여건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혁신 추진동력확보를 위해서”가 그 이유이다. 오는 20일자로 인사도 단행한다고 덧붙였다.

대구행복진흥원은 “유사·중복기능 통합으로 업무의 효율성을 증대하고, 정책연구기능 통합에 따른 연구영역 확대, 각 분야별 고유기능 및 전문성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조직 개편을 했다고 설명했다.

개편한 조직도를 살펴보면 △4개의 각 본부별 사업·연구팀을 제외한 경영기획실을 1개의 ‘경영전략실’로 통합하고 4개팀(기획·홍보, 인사·노무, 재무회계, ESG지원)으로 세분화하여 분야별 전문성 더욱 강화 △사회서비스본부 정책연구팀과 여성가족본부 정책개발실을 ‘정책연구실’로 통합, 3개팀(연구1·성별영향평가센터)·연구2·연구3)으로 나누고 생애주기별 다양한 연구진행 △평생학습진흥본부는 2개팀(평생학습진흥팀, 평생학습교육팀)으로 구성 △여성가족본부 교육사업팀은 1개팀(여성가족사업팀)으로 여성가족고유사업 추진 △청소년지원본부도 1개팀으로 개편, 정책기획팀을 ‘청년·청소년사업팀’으로 전환해 청소년관련 센터 관리·지원 등이다.

자료=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제공
자료=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제공

홍준표 대구시장은 민선8기를 시작하며 유사기능 및 예산 절감을 위해 공공기관 통·폐합을 밝혔다. 

사회서비스원은 사회서비스지원법을, 평생학습진흥본부는 평생교육법을 토대로, 청소년지원본부와 여성가족본부는 조례에 근거해 설립·운영되어 온 4개 기관 통·폐합에 대구 여성계와 시민단체 등에서는 통폐합을 반대하기도 했다.

대구사회서비스원이 대구여성가족재단, 대구청소년재단, 대구평생학습진흥원 등 3개 기관을 흡수하며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으로 출범했다. ‘사회서비스 지원 및 사회서비스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2022년 3월 25일 시행)’에 따라 대구사회서비스원이 통·폐합의 대상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구행복진흥원은 4개 ‘기관’을 4개 ‘본부’로 조직개편하고 이를 총괄하는 원장을 공모, 지난 10월 4일 정순천 원장이 취임했다.

4개 본부 중 여성가족본부는 여성가족정책의 경쟁력 등을 확보하기 위해 정 원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여 ‘3개 본부장’ 공모를 추진했으나 1차 공모 결과 적격자가 없어 다시 공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월 10일 발표한  ‘4실 13팀’으로의 대구행복진흥원 조직개편에 지역여성계와 시민단체 등에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남은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애초에 4개 기관 통·폐합할 때 가장 우려한 구조이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의 위상과 역할을 쪼개어 사업은 여성가족사업팀으로, 연구기능은 사실상 젠더관점이 삭제될 수 있는 연구팀으로, 일·생활균형과 성별영향분석평가센터를 나눠서 배치한 것은 매우, 심각하게, 지역 성평등 정책의 후퇴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행정은 상호 유기적이며 독립적 구조를 가져야한다. 또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과 시도, 전문성을 펼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여성계 A씨는 “기관통합을 반대했지만 강행되었고 본부로 낮아졌지만 각 기관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성가족본부, 평생학습진흥본부, 청소년본부 등 3개 본부를 1실 4개 팀으로 구성한 것은 충격적이다. 성평등, 여성 등을 뺀 소극적인 업무와 사업만 하라는 뜻으로 비친다.”고 말했다.

여성계 B씨도 “통·폐합이나 조직개편을 주도하는 이들이 여성가족·청소년·평생교육 등을 사회복지서비스의 대상으로 보는지 사회서비스실 안에 넣었다. 전문가에게 조언을 듣고 조직개편을 했는지 궁금하다. 대구시의 여성가족정책 전반이 퇴보하고 있다고 느껴져 안타깝다.”고 전했다.

10일 대구행복진흥원 관계자는 “‘4본부 5실 14팀’에서 ‘4실 13팀’으로의 조직개편은 대구광역시와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이 의뢰한 연구용역 수행기관 와이즈포스트(주)가 발표한 ‘대구광역시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연구용역 최종보고서’를 토대로 대구시와 의논하고 이사회를 통과 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최종보고서에는 기관 통·폐합과 관련한 조직진단, 중장기발전방향, 경영자원분석, 조직·인력·직급·보수·인사 등 진단 및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대구행복진흥원에서는 사회복지실과 사회서비스실 실장 각 1명을 조만간 신규 채용한다고 밝혔다. 사회서비스실장은 4개 팀을 이끌어야하는 자리이다. 평생교육, 청소년, 여성가족 등 두루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가 나타나길 기대한다.

통폐합 전 대구여성가족재단에서는 남성중심적이며 가부장적인 대구를 바꾸는데 많은 노력을 해왔다. 국채보상운동과 독립운동, 산업화 과정에서 활약했던 여성들을 찾아내 근대역사를 새로 쓰고, 일·생활 균형 확산, 범죄로부터 안전한 캠퍼스 등 여성과 가족에 대한 정책연구 및 사업 등을 대구시와 추진해왔다. 그 결과 전국 17시·도중 하위권이던 ‘지역성평등지수’가 상위권으로 올랐으며, 양성평등한 문화도 확산되었다. 

1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일·생활균형지수’에 따르면 대구가 54.8점을 받아 2019년(48.5점), 2020년(51.4점)보다 높아 지역에 워라밸 문화도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구 합계출산율 0.78, 인구 1천명당 혼인 건수(조혼인율)도 3.1건(대구 7천200여건)으로 전국 최하위권이며 대구인구도 감소하고 있어 여성가족정책, 성평등정책의 요구가 더해지고 있다.  

정순천 대구행복진흥원 원장은 “대구시민들이 행복진흥원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든든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직개편의 결과가 앞으로 어떻게 나타날지 대구 여성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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