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8일 제1582차 수요시위 열려
베트남전 피해 배상 판결 반갑지만
위안부 문제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 “참담”
이용수 할머니 “다음주 수요시위 나올것”
발언 중 혐오세력 방해하기도

8일 오후 12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582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렸다. ⓒ여성신문
8일 오후 12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582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렸다. ⓒ여성신문

입춘이 지났지만 그늘져 아직 춥게 느껴지는 8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582차 수요시위가 열렸다.

일본군성노예제(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사과와 배상을 위해 32년째 매주 수요일 계속되고 있는 수요시위는 8일 한국성폭력상담소 주관으로 열렸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이날 한국 정부가 7일 베트남전 학살 피해자 응우옌티엔씨에게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한 건을 두고 “전쟁범죄 책임을 분명히 하고 피해자 권리 구제와 명예 회복의 길을 열었다”고 환영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UPR) 심의에서 강제동원과 성노예제를 부정하며 ‘2015 한일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불가역적으로 해결되었다고 재차 주장했다”며 “참담하다”고 했다. 

이어 이 이사장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께서 ‘문제는 한국정부다. 다음주 수요시위에 나오겠다’고 하셨다”며, “전쟁범죄 진실을 규명하고 법적 책임을 인정하며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장지원 평화나비 네트워크 숙대지부장 발언 대독에서 “수요시위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중략) 혐오세력 때문에 발언하기가 망설여졌다”는 대목에 이르자, 반대 세력이 때마침 옆 도로에 나타나 “위안부 동상 철거”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소리치며 방해하기도 했다. 대독자는 “하지만 함께 피켓을 들고 외치니 혐오세력이 두렵지 않다”며 꿋꿋이 발언을 이어 나갔다.

권현우 한베평화재단 사무처장도 응우옌티탄씨의 국가배상 판결 1심 승소를 언급하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도 긍정적인 메시지가 된 판결”이라며, “위안부 피해자의 요구사항이 베트남전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것과 대동소이하다. 앞으로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함께 평화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번 수요시위를 주최한 한국성폭력상담소는 “변화를 만들어온 것은 성폭력 피해생존자들의 말하기였다”며 일본 정부에 공식 사죄와 배상을, 한국 정부에는 피해자 관점에서 행동할 것과 혐오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한편, 이번 수요시위에는 수녀회, 한국성폭력상담소, 평화나비네트워크, 탁틴내일, 한베평화재단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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