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여성' 시사 패러디 무엇이 문제인가

가부장제 전형에 '또 다른 성폭력'남성 네티즌 성적 표현 불감증 심각

여성희화 만평 등 언론도 '한 술 더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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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의 경우 그의 실명이 게임 속에 등장하는 괴물 종족의 이름으로 패러디되면서 주로 괴물의 모습으로 패러디 물에 등장했다. 전여옥 의원의 돌출발언에 문제가 있다면 그 언행에 대한 비판과 성찰이 패러디 물의 주제가 됐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변인으로 활동하는 전 의원이 '여성'이라는 점에 착안해 영국의 축구스타 베컴과 전 의원의 얼굴을 대비시켜 비난하는 패러디 물이 등장했다.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도 '축구선수 허벅지에 흥분한다던 그 전녀오크' '으흐∼기발하구료∼∼∼' 등 전형적인 마초 반응으로 여성비하에 대한 비판의식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번에 물의를 빚은 박근혜 대표 패러디 청와대 홈페이지 게재 사건도 정치적으로는 악용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한나라당 지지자들 중 일부는 '영부인 권양숙 여사도 벗겨볼까요?'와 같은 선정적인 제목을 달아 또 다른 패러디를 재생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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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보수언론과의 밀월관계를 한 영화 장면의 베드신에 선정적으로 삽입시킨 패러디에 대한 공방이 벌어지면서 그동안 시사 패러디 물에서 간과된 여성인권 침해 요소가 논쟁의 도마 위에 올랐다.

시사 패러디는 90년대 후반부터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서 사진 합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딴지일보를 중심으로 활성화되었다. 익명성을 보장하는 인터넷에서 패러디 물은 정작 그 익명성 때문에 인권침해의 소지가 다분히 있지만, 한편에선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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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시사 패러디 물들은 부조리한 현실을 꼬집는 데에 성희롱에 가까운 여성비하적 요소들을 거침없이 구사해왔다. 패러디 물을 만들고 향유하는 계층이 컴퓨터에 익숙하고 시사에 관심이 많은 남성들이 대다수이고, 이런 남성들이 절대 우위인 네티즌 세계에선 이는 심각한 인권침해로 인식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남성들이 가진 여성에 대한 성적 감수성은 포르노 같은 문화적 산물이나 가부장제로 인해 둔감한 편'이라는 이화여대 장필화 여성학과 교수의 지적처럼, 남성들의 여성에 대한 왜곡된 통념이 제약을 받지 않고 분출되면서 여성비하적 표현들이 패러디 물에 난무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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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선 이같은 반여성 시사 패러디는 일간지의 기존 만평의 또 다른 얼굴로, 그 여성비하적 전통을 그대로 잇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치권에서 합종 연횡하는 정치인들의 행태를 불륜을 저지르는 남편과 그의 정부로, 스캔들로 정치적으로 소외된 정치인을 소박맞은 본처로 묘사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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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활동을 통한 경제적 자립보다는 현모양처, 자아정체성보다는 순결과 정숙함, 대찬 자신감과 소신보다는 다소곳한 음전함, 강한 개성보다는 자신을 죽임으로써 가능한 주변과의 조화 등 기존의 여성역할이 남성들의 의식 속에 아직까지 잔존하고 있다는 반증이 되는 반여성 시사 패러디. 우먼 파워 시대를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전근대적 문화 코드가 아닐까.

네티즌들의 성숙한 성적 감수성과 인권 감수성이 촉구된다.

<출처: dcinside.com>

김유경 객원기자 racyr@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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