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우 화백이 상명대학교(총장 이현청) 천안캠퍼스 한우리관에서 만화애니메이션학부 출판만화전공의 주최로 '시사만화의 이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상명대 제공
이홍우 화백이 상명대학교(총장 이현청) 천안캠퍼스 한우리관에서 만화애니메이션학부 출판만화전공의 주최로 '시사만화의 이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상명대 제공

네 컷 연재만화로 현실을 풍자한 시사만화가 이홍우(李泓雨) 화백이 23일 오후 5시10분쯤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24일 전했다. 향년 73세다.

1949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개성중 1학년 때 부산 ‘국제신보’에 투고한 독자만화가 당선되면서 신문 지면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시사만화가의 꿈을 안고 서울로 유학, 서라벌고에 다닐 때부터 여러 신문과 학생 잡지에 만화를 실었다. 

1967년 서라벌예술대 2학년 때 대전 중도일보에 ‘두루미’를 그리기 시작해 1973년 이 신문이 폐간될 때까지 연재했다. 1973년 전남일보로 옮겨 ‘미나리 여사’를 그렸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전남일보 서울지사에서 일했다. 2019년 5월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최승호 전남일보 편집국장으로부터 “지금 광주에서는 계엄군의 만행을 기록한 모든 기사가 휴지통에 들어가고 있다. ‘미나리 여사’를 통해 은유적으로 이 상황을 전달할 방법이 없겠느냐”는 전화를 받고 1980년 5월 20일자 네 컷 만화를 그렸다.

고인은 이후 스포츠동아 ‘오리발’을 거쳐서 1980년 11월 12일부터 김성환(1932∼2019) 화백의 ‘고바우 영감’의 바통을 이어받아 동아일보에 ‘나대로 선생’을 연재했다. 이후 해마다 5월이면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만화를 실었다.

‘나대로 선생’은 2007년 12월 26일 제8568회로 마무리될 때까지 만 27년간 연재되며 1991년 당시 6공 정부를 6신(‘외교 굽신, 경제 망신, 치안 불신, 정책 등신, 날치기 귀신, 국민 배신’)이라고 부르는가 하면, 1986년 당시 보도지침으로 보도가 금지됐던 국회 국방위원회 회식 폭력 사건을 “맞고 나니 눈앞에 별이 번쩍번쩍하더군”이라고 묘사한 만화를 실었다가 보안사에 끌려가기도 했다.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 ‘삼팔선’(38세도 선선히 사표를 받아준다) 등 유행어도 남겼다. 

상명대 문화예술대학원 만화영상학과 교수·석좌교수, 한국시사만화가회 초대 회장을 지냈다. '미스앵두'(1979), '오리발'(1987), '문민아 너 어디로 가니'(1995), '재롱이 만화일기'(1996), '나대로 간다'(2007) 등 저서를 남겼고, 제1회 고바우 만화상(2001), 동아일보 '동아대상'(2007), 제16회 대한언론인상 공로상(2007)을 받았다. 최근까지 스카이데일리에 시사만화 '도두물 선생'을 그렸다.

유족은 부인 이경란씨와 사이에 1남1녀(이상민,시공사 만화팀 편집자·이지현,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강사)가 있다. 빈소는 서울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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