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시위로 어수선한 중국… ‘제로 코로나’ 포기하나
[세계는 지금] 시위로 어수선한 중국… ‘제로 코로나’ 포기하나
  • 유영혁 기자
  • 승인 2022.12.02 09:59
  • 수정 2022-12-06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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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시위로 어수선한 중국… ‘제로 코로나’ 포기하나

방역 사령탑 “새로운 상황”
“시진핑 물러나라” 반정부 시위 확산
아이폰 도시 정저우 전면봉쇄 철회
“돌이킬 수 없는 지점 지났다”
[베이징=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폐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폐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중국이 코로나19에 따른 엄격한 봉쇄 완화 방침을 시사했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코로나 봉쇄에 지친 중국인들의 시위가 확산되면서 중국 당국의 정책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신들은 중국이 경제 문제 때문에 전면 봉쇄정책을 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중국이 전면 봉쇄정책의 상징인 제로 코로나(Covid zero) 정책이 기로에 서있다.

◆ 방역 사령탑 "새로운 상황"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사령탑인 쑨춘란(孫春蘭) 부총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중국의 전염병 퇴치는 새로운 상황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중국 제조업 허브인 광둥성 광저우는 1일부터 리완·톈허·바이윈·하이주 등 도심 9개구의 전면적인 방역 봉쇄를 완화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자가 있는 아파트 동 등만 특정해 통제하고, 임의로 봉쇄 구역을 확대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이미 도심 도로 곳곳에 설치됐던 방역 가림막은 대부분 철거됐으며 차량 운행도 정상화됐다.

수시로 진행하던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중단하기로 했다. 코로나19 감염자와 함께 중앙시설 격리대상으로 분리했던 밀접접촉자의 경우 조건에 부합하면 자택에서 격리하는 방안도 시행하기로 했다. 중국에서 밀접접촉자의 자택 격리 조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광저우 방역 당국은 "고위험지역에 대해서만 과학적이고 정밀한 방역과 PCR 검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광저우 뿐 아니라 충칭과 허베이성 성도인 스촤장 등도 감염 위험이 낮은 곳부터 점진적으로 봉쇄를 완화하기로 했다. 쇼핑몰·슈퍼마켓·호텔 등 상업시설 운영을 재개하는 한편 식당 내 식사와 실내 공공시설 운영도 일주일 내에 허용할 예정이다. 감염자와 접촉했던 사람들이 불필요하게 격리대상에 포함되지 않도록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 고수를 고집하던 중국 당국이 하루 7000~8000명대 신규 감염자가 나오는 광저우와 충칭 등의 봉쇄를 완화한 것은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 "시진핑 물러나라"...반정부 시위 전국 확산

[베이징=AP/뉴시스]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시민들은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를 담은 ‘백지’를 들고 28일 새벽까지 시위를 이어갔다.
[베이징=AP/뉴시스]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시민들은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를 담은 ‘백지’를 들고 28일 새벽까지 시위를 이어갔다.

3년 가까이 계속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내심의 한계에 달한 중국 시민들은 봉쇄 해제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퇴진 요구 시위를 벌였다. 

중국이 경제수도 상하이 우루무치중루에서는 지난달 26알 수천 명이 거리로 몰려 나와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의 봉쇄 지역에서 24일 발생한 화재 사고로 10명이 숨진 것에 대해 항의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사고 직후 방역 강화 차원에서 아파트를 봉쇄하기 위한 설치물들이 신속한 진화를 방해했다는 등의 주장이 소셜미디어(SNS)에서 급속히 퍼졌다.

또 8월 이후 계속되는 우루무치의 장기 봉쇄 상황에 지친 일부 시민들이 우루무치 정부 앞에서 "봉쇄를 해제하라"고 외치며 시위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화재 다음 날 SNS에 유포됐다.

우루무치 시 당국은 25일 밤늦게 기자회견을 열어 화재 지역이 코로나19 '저위험 지역'이어서 당시 아파트는 봉쇄되지 않았고, 아파트 앞에 주차된 차량 탓에 소방차의 진입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제로 코로나' 정책에 성난 민심을 달래지는 못했다.

시민들은 "시진핑 물러나라! 공산당 물러나라!"를 외치며 거리로 몰려들었고 당국의 검열에 항의하는 의미로 아무 글자도 적히지 않은 백지를 들고 시위에 참가했다.

베이징의 한 아파트에서는 주민 수백 명이 "왜 단지 전체를 봉쇄하는 거냐" 혹은 "봉쇄를 결정한 사람이 누구냐"며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집단행동을 벌여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시위는 중국 최고 명문대이자 시진핑 국가 주석의 모교인 칭화대에서도 열렸다. 수백 명의 학생들은 시위 현장에 모여 국가를 부르고 'PCR 검사 그만, 우리는 음식을 원한다' 또는 '봉쇄는 그만,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고 외치며 시위를 이어갔다. 

◆ 아이폰 도시 정저우 전면봉쇄 철회...부분 봉쇄 전환

폭스콘 정저우 공장 ⓒ폭스콘 홈페이지
아이폰을 생산하는 폭스콘 정저우 공장 ⓒ폭스콘 홈페이지

세계 최대의 아이폰 생산공장이 있는 정저우시 방역 당국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동성 관리를 해제하고 정상적인 전염병 예방 및 통제로 전환했다. 전면 봉쇄를 풀고 상시관리 체제로 전환했다.

정저우시는 지난달 25일부터 5일동안 시내 8구(區) 등 주요 도심 지역의 이동을 통제하고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매일 실시했다. 전면 봉쇄가 해제됨에 따라 사업장은 영업 재개가 가능해졌고, 고위험 지역 외 거주민들은 집을 벗어나지 않는 이상 정기적인 PCR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일부 고위험 지역에 대한 통제는 이어진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변화가 과도한 방역 조치를 지양한다는 중국 중앙 정부의 지침과 지난 주말 주요 도시에서 벌어진 ‘제로 코로나’ 정책 항의 시위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아이폰의 도시’로 불리는 정저우시에는 애플 아이폰·아이패드 등을 조립하는 주요 제조업체 폭스콘 공장이 있다. 정저우시 폭스콘 공장은 직원 수만 20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지다. 

정저우시가 부분봉쇄로 전환한 이유는 아이폰 생산차질로 애플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의 여파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애플의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2.11% 하락한 141.17 달러를 기록했다. 전일에도 애플의 주가는 2.63% 급락했었다.

블룸버그는 아이폰14 프로의 올해 생산량은 당초 계획보다 600만대 이상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 돌이킬 수 없는 지점 지났다

미국의 CNBC는 중국의 코로나19 정책이 돌이킬수 없는 지점을 지났다고 분석했다.

맥쿼리의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 래리 후는 중국 본토 전역에서 급증하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은 정부가 가혹한 봉쇄로 돌아가지 않고는 제로 코로나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래리 후는 "중국이 전면봉쇄 조치를 취하지 않는한 제로 코로나를 달성할수 없을 것이라며 이미 돌이킬수 없는 지점을 지났다"라고 평가했다.

CNBC는 중국이 더이상 강력한 봉쇄정책을 펴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로 경제문제를 들었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앞으로 몇 주 안에 중국 GDP 30% 이상 해당되는 지역이 봉쇄 상태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지방정부는 대량 검사와 부분 봉쇄를 자주 시행하면서 4분기 성장률을 비롯한 각종 경제 지표가 2분기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지난 3분기 성장률이 3.9%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목표로 한 연간 성장률 중 5.5%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4분기에 10% 넘는 고도 성장이 필요하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책에 따른 이동제한이 여전히 경제활동을 저해하고 부동산 위기의 악화에 세계 경제침체 영향으로 중국 연간 성장률은 3%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은 중국의 봉쇄완화 정책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쑨춘란 부총리의 발언 이후 1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 골드 드래곤 중국 지수는 10% 가까이 상승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는 지난 3월 16일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쑨 부총리는 강경 봉쇄 방침의 동의어로 통한다. 중국의 소셜미디에서 쑨 부총리는 '봉쇄 노친네'로 불린다.

쑨 부총리는 우한에서 바이러스가 처음 출현했을때 곧바로 우한으로 보내졌다. 쑨 부총리는 '제로 코로나'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불름버그는 쑨 부총리가 새로운 상황을 언급한 것은 '매우 중요한 발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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