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공군 성폭력 ‘2차 가해’ 인정...피해자 보호·재발방지 권고
인권위, 공군 성폭력 ‘2차 가해’ 인정...피해자 보호·재발방지 권고
  • 이세아 기자
  • 승인 2022.12.01 15:21
  • 수정 2022-12-01 15: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숙경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장이 8월 10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상담조정센터 앞에서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15비) 여군 부사관 성추행 사건에서 발생한 2차 피해, 성희롱 등에 대한 제3자 진정서 제출에 앞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김숙경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장이 8월 10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상담조정센터 앞에서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15비) 여군 부사관 성추행 사건에서 발생한 2차 피해, 성희롱 등에 대한 제3자 진정서 제출에 앞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공군이 군 성폭력 가해자의 말을 믿고 피해자를 피의자로 모는 ‘2차 가해’ 사건이 최근 발생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를 ‘인권침해’로 판단하고, 국방부와 공군에 피해자를 불기소 처분하고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 군인권보호위원회는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15비) 성폭력 사건 조사 중 2차 가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하고, 국방부 장관과 국방부검찰단장, 공군참모총장에게 1일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앞서 지난 8월 군인권센터는 15비 소속 A(44) 준위가 B 하사에게 “나만 믿으면 진급할 수 있다”며 올해 1월~4월까지 위계를 이용한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A 준위는 B 하사에게 코로나19에 확진된 다른 남성 하사의 입에 손가락을 넣거나 침을 핥으라고 강요하는 엽기적인 행태도 저질렀다. 

그런데 이 사건을 수사하던 공군수사단은 피해자가 확진자 격리 숙소에 갔다는 이유로 그를 주거침입과 근무 기피 목적 상해 혐의로 입건해 조사했다. 군검사는 B 하사에게 “피해자이면서 왜 다른 피해자한테 미안한 마음을 안 갖냐, 근무를 기피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간 것 아니냐, (가해자와) 39분 동안 통화하면서 들어가서 할 행동들을 계획한 것 아니냐, 일부러 은폐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고 한다. 

15비는 선임 장모(25) 중사의 성추행과 2차 가해에 고통받던 고(故) 이예람 중사가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부대다. 

인권위 군인권보호위원회는 “공군이 무리한 별건 수사를 통해 B 하사를 피의자로 입건한 것은 그 자체로 성폭력 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의 성격이 있고, 성인지감수성이 결여된 매우 부적절한 수사”라고 봤다. “특히 이 과정에서 B 하사가 피해자인 사건과 피의자인 사건 모두를 동일한 군검사가 배당받아 수사한 점, 군검사의 심문 태도 및 사건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성인지감수성이 결여된 점, 공군의 성폭력 피해자 지원이 단절된 점, 조사과정에서 유도신문을 하고 B 하사의 진술이 합리적 이유 없이 배척된 점 등은 모두 2차 피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국방부 장관에게 △국방부검찰단장으로 하여금 이 사건을 국방부검찰단으로 직권 이전해 재수사하도록 지휘하고 사건처리 과정을 철저히 감독하며 △이 사건 사례를 국방부와 각 군 수사기관에 전파해 2차 피해 예방 교육을 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시행하라고 권고했다. 국방부검찰단장에게는 이 사건 불기소 처분 등을 적극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공군참모총장에게는 △성폭력 범죄 피해자가 별건 사건으로 조사를 받는 경우에도 피해자를 위한 지원이 단절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시행 △공군 수사기관 소속 직원들에게 성폭력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직무 교육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이 사건에 대해 인권위에 진정했던 군인권센터는 환영 논평을 냈다. “위력 관계에 의해 발생하는 군대 내 성폭력과 2차 피해의 본질을 명확히 하고, 피해자 보호와 재발방지를 구체적으로 권고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 관계자들의 성인지감수성을 제고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공군은 용기 내 성폭력 피해를 신고한 피해자를 범죄자로 몰아간 데 대해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의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