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을 기억해보세요. 정전이 되어
캄캄한 어둠속에서도 촛불을 밝히고 모여앉
는 마음이 있지 않았습니까. IMF한파로 무
지개빛 꿈은 사라졌지만 마음끼리 가까와지
는 것, 빛을 향해 모일 수 있는 마음을 찾
는 것이 우리의 출구가 아닐까요.”
‘아침 이슬’의 가수 양희은씨가 희망을
잃은 가정을 위로하는 콘서트를 연다. 4월
30-5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제목
도 서로를 북돋우며 의지가 되자는 의미에
서 〈여보, 우리 힘내요!〉로 정했다.
이 자리에는 최유라, 서정희, 오숙희씨 등
이 게스트로 출연해 양희은씨의 넉넉한 노
래와 함께 걸쭉한 수다로 각박해진 마음을
훈훈하게 녹여줄 예정이다.
“한번도 공영방송에서 제 노래를 맘껏 불
러본 적이 없었어요. 그러니 콘서트를 가질
수 밖에요. 1년에 20일 남짓 만나는 자리가
제게 있어서는 전부예요. 그리고 콘서트에
선 노래 뿐 아니라 하고 싶은 얘기도 실컷
할 수 있잖아요. 저에게 콘서트는 마당을
펼쳐놓고 같이 노는 시간이예요.”
회를 거듭할수록 처음 예상과는 달리 중년
은 물론이고 10,20대 등 다양한 연령층이
콘서트장을 찾는 것이 양희은씨에게는 커다
란 기쁨이라고.
그 기쁨을 맛보기 위해 하루 5시간 이상 노
래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번 콘서트에선 할 얘기도 많다. 우선 대
중문화가꾸기에 관한 이야기.
“중장년층들은 ‘우리가 들을 노래가 없
다’는 말들을 곧잘 하지요. 하지만 대중문
화도 물주고 가꿔야 한다는 생각은 별로 하
지않는 것 같아요. ‘우리의’가수를 키우
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들을 노래가
없는 것 아닐까요. TV나 음반시장은 10대
청소년들이 장악하고 있는데, 저는 현재의
위기가 모든 것이 한쪽에 치우쳤기 때문이
라 생각해요. 우리 어른들이 대중문화 지킴
이를 잘 못한 탓이예요. 이제 그런 편중된
문화를 바로 잡고 우리의 향유권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양희은씨는 이번 콘서트에선 봉우리, 백구,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한계령, 못다한
노래, 아름다운 사랑, 아름다운 것들, 아침
이슬, 상록수, 나비 외에도 신곡 나 그대를
사랑하기에, 연인들, 아름다운 얘기, 저 하
늘의 구름따라 등 총 14곡을 부른다.
“아무리 어려워도 밥은 먹어야하잖아요.
‘밥 같은 노래’를 불러 생명력 있는 가수
로 기억되는 것이 요즘 저의 희망사항이예
요.”문의 (02)3272-2334
〈최이 부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