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난민, 내년봄까지 돌아오지 말라"

[하르키우=AP/뉴시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5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 최전선에서 러시아군 진영을 향해 포를 쏘고 있다.
[하르키우=AP/뉴시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 최전선에서 러시아군 진영을 향해 포를 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44일째인 25일(현지시각)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더티 밤(dirty bombs)'을 쓸 수 있다는 여론전을 이어갔다. .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더티밤을 사용할 계획"이라며 러시아의 경고를 서방이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서방이 러시아의 경고를 무시한 것은 우리가 지적한 위험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부추긴 계획이 초래할 심각한 위험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23일 영국, 프랑스, 터키, 미국 국방장관들에게 우크라이나군이 더티밤과 관련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프랑스, 미국은 이에 대해 "명백한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더티밤은 재래식 폭탄에 방사성 물질을 결합한 무기로, 핵폭발과 같은 파괴적인 위력은 없지만 광범위한 지역을 방사능으로 오염시킬 수 있다.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앞두고 유엔 사무총장에게 우크라이나가 더티밤을 사용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 러시아의 주장에 대해 비공개로 논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거짓 깃발 작전을 펼친다"며 반발하고 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인의 거짓말이며 아무도 속아서는 안 된다"라며 "러시아가 범죄를 저지를 준비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우련된다. 허위 정보를 퍼뜨려 사전에 은폐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따라 곧 러시아가 더티밤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두 시설을 조사하기 위해 조사단을 파견한다는 방침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더티밤'(dirty bombs) 사용 가능성을 거론한 데 대해 '허위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24일(현지시간) 오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국, 영국 국방장관과 우크라이나가 자신들의 영토에서 더티밤을 사용하려고 준비 중이라는 러시아의 허위 주장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며 "나토 동맹은 이 같은 주장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계속되는 전투로 민간인 피해는 커지고 있다.

도네츠크주는 하루 동안 최소 15차례의 러시아군 공격으로 민간인 7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주택 19채와 송전선도 파괴됐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또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부모가 사망한 8세 소년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점령한 멜리토폴의 방송국 주변에선 차량 폭발이 발생해 회사 직원을 포함해 5명이 다쳤다.

◆ 우크라이나 "난민, 내년봄까지 돌아오지 말라"

[메디카=AP/뉴시스] 5일(현지시각) 폴란드 메디카 국경 건널목에서 만난 우크라이나 난민 여성들이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메디카=AP/뉴시스] 5일(현지시각) 폴란드 메디카 국경 건널목에서 만난 우크라이나 난민 여성들이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공격에 따른 전력난을 줄이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난민들에게 내년 봄까지 돌아오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네트워크는 대처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레슈크 부총리는 "러시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라.", "우리는 겨울을 이겨내야 합니다," 고 덧붙였다.

베레슈크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봄에 돌아오기를 원하지만, 상황이 더 악화될 뿐이기 때문에 당분간 복귀를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에너지 부문의 3분의 1 이상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경제는 전쟁이 시작된 이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젤렌스키는 내년에 예상되는 380억 달러(330억 파운드)의 예산 적자를 메우기 위해 전 세계에 긴급한 도움을 요청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우크라이나가 내년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매달 30억 달러가 필요할 것이며, 모스크바의 공격이 심해지면 50억 달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리이 키랄 서부 도시 리비우 부시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전략은 겨울 전에 중요한 기반시설을 파괴하고 전선 너머 지역으로 전쟁을 가져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 8일 크름대교 폭발에 대한 보복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의 기반시설을 공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금요일 러시아가 러시아군의 통제 자래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의 수력발전 댐에 지뢰를 심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카호프카 수력발전소가 파괴되면 수십만 명이 홍수의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댐 폭파 계획을 부인했으며 우크라이나가 댐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난민기구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인구 약 4400만명 중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 전역으로 탈출한 난민 770만명에 이른다고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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