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의 영상 뽀개기] ‘리얼’ 사라진 연애 리얼리티에서 ‘진정성’ 찾기 ‘환승연애2’
[김은영의 영상 뽀개기] ‘리얼’ 사라진 연애 리얼리티에서 ‘진정성’ 찾기 ‘환승연애2’
  • 김은영 고려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외래교수
  • 승인 2022.10.24 13:30
  • 수정 2022-10-25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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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환승연애2’
TVING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환승연애2’. ⓒTVING
TVING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환승연애2’. ⓒTVING

무 자르듯이 뚝뚝 끊어낼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지라,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은 쉽지 않다. 특히 열렬하게 사랑했던 만큼 치열하게 싸우고 처절하게 헤어졌던 옛 연인에겐 더욱 그러할 것이다. 티빙(TVING)을 통해 매주 금요일에 공개되는 <환승연애2>는 비록 ‘인생의 흑역사’로 기억될지라도, ‘지금 아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지금 내 옆에 그/그녀가 함께일 거’라는 만약(if)의 가능성을 열어놓으며, ‘남의 연애’에 관심을 갖게 한다.

<환승연애2>는 한 공간에 모인 헤어진 커플(X-연인)들이 모여 서로의 지난 연애와 새로운 인연을 함께 마주하면서 과거의 연인과 새로운 인연 가운데 자신의 사랑을 찾아가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출연자들은 저마다 다양한 이유로 이별한 커플들인데, 이들은 각각 사귄 시기도, 사귄 기간도, 헤어진 이유도, 심지어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의 정도도 제각각이다. 어떤 이는 간절하게 X-연인과 다시 잘 되고 싶은 마음에, 어떤 이는 가능성은 있지만 절실하진 않고, 또 어떤 이는 재미있을 거라는 단순한 호기심에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들이다. X-연인을 향한 마음의 크기도, 참여 목적도 제각각이지만, 헤어진 연인들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얽히는 갈등과 설렘의 역동적인 관계가 시청자들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연애 리얼 버라이어티의 ‘리얼’

<환승연애2>를 비롯한 다수의 연애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은 일상과 분리된 공간에서, 남녀가 함께 일정 기간 함께 생활하면서 데이트를 하면서 최종 선택을 하는 일정한 관습을 지닌다. 멋지고 화려한 집과 서로에게만 집중하는 공동 거주 방식은 연애를 일상의 삶에서 떼어내 버리고, 환상을 극대화하면서 ‘낭만적 연애’의 감정을 극도로 고조시킨다. 물론 출연진 사이에 발생하는 갈등과 관계의 변화가 존재하지만 이 역시 실제 삶과는 유리되면서, 점점 리얼 버라이어티 장르에서 ‘리얼’은 사라지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다. 이에 새로운 연애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은 ‘진정성’을 확보해 이를 타계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그리하여 짝짓기 예능 프로그램들은 저마다 설정을 차별화하는데, 체인으로 남녀를 묶어놓기도 하고, 밤 데이트를 하거나, 의도적으로 비밀을 숨기고 거짓말을 설정하는 것 같은 다양한 장치들이 진정성을 불러일으키고자 가해진다.

<환승연애2> 역시 이전 프로그램과 비슷하게 평창동의 큰 저택과 제주도라는 일상과의 분리된 공간과 삶 속에서 ‘낭만적인 사랑’을 극대화하는 연출을 보여준다. 하지만 기존 연애 리얼 버라이어티들이 각각 솔로인 독립된 남녀가 등장하여 이들이 썸을 타고 연인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줬다면, <환승연애2>는 헤어진 연인이 한 집에 산다는 것도 이상한데, 더더욱 X-연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랑의 화살표가 날아다니는 상황을 설정한다. 헤어지자마자 다른 연인을 만나는 ‘환승이별’을 살짝 바꾼 ‘환승연애’라는 프로그램명 자체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입혀지는데, 거기다가 ‘할리우드 스타일’ 혹은 ‘막장’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레 떠오르게 하는 자극적인 설정이다. 

TVING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환승연애2’. ⓒTVING
TVING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환승연애2’. ⓒTVING

X-연인으로 ‘진정성’ 복원 시도

그런데 X-연인과 함께 참여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이끌어내는 요소로 작동한다. 과거의 연애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사람과의 사랑을 기대하는, 그래서 과거와 현재가 뒤엉켜 일어나는 출연진의 심리와 관계 변화 과정이 시청자의 공감과 몰입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보이는 추억과 아쉬움이 남은 과거의 연인과 두근거림을 느끼게 하는 새로운 사랑 앞에서 겪는 출연진의 혼동, 그리고 만나기만하면 티격태격하거나, 이미 떠나버린 연인의 마음을 붙잡고자 애쓰는 노력과 눈물, 반면에 밀어내는 것이 상대방을 위한 배려라는 생각, 서로에 감사를 전하며 행복을 빌어주는 등 전 연인이기에 가능한 다양한 상황들은 저마다의 진정성 있는 모습들로 다가오면서, 시청자들에게 ‘나’를 빗대어 출연진의 연애를 바라보게 한다. 즉 헤어지고 시간이 흐르고 연애를 반추하면서 지금의 나라면, 그때 몰랐던 걸 지금은 알기에 다시 만난다면 어떨까라는 생각들이 짝짓기 예능에서 사라졌던 ‘리얼함’을 복원시킨다.

종방을 앞둔 현재 X-연인과 썸 타는 이들 사이에서 최종적으로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이지만, <환승연애2>의 인기는 수많은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점점 자극적인 설정으로 치닫는 경향 속에서 선정성과 자극성이 성공의 열쇠가 아님을 보여준다. 리얼 버라이어티가 가지는 ‘진정성’이라는 본연의 가치를 어떻게 불러올 수 있는가를 되짚어 봐야함을 알려준다. 즉, 자극이 난무하는 설정보다는,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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