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녀장의 시대(이슬아/이야기장수) ⓒ이야기장수
가녀장의 시대(이슬아/이야기장수) ⓒ이야기장수

가녀장의 시대


이 소설은 가부장도 가모장도 아닌 가녀장이 주인공인 이야기다. 할아버지가 통치하는 집안에서 태어난 여자아이가 자라 가정을 통치한다. 개천에서 용 나기도 어렵고 자수성가도 어려운 이 시대에 용케 글쓰기로 가세를 일으킨 딸이 집안의 경제권과 주권을 잡는다. 가부장의 집안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아름답고 통쾌한 혁명이 이어지는가 하면, 가부장이 저질렀던 실수를 가녀장 또한 답습하기도 한다. <일간 이슬아>로 사랑을 받은 저자의 삶을 빼닮은 소설이다.

이슬아/이야기장수/1만5000원

남편의 레시피(배지영/사계절출판사) ⓒ사계절출판사
남편의 레시피(배지영/사계절출판사) ⓒ사계절출판사

남편의 레시피


스물 아홉살부터 콩나물, 두부, 새우, 오징어, 삼겹살, 소고기, 상추 등 다양한 식재료로 밥상을 차려온 남자의 평범하지만 따뜻한 이야기, 저자의 남편은 화려한 요리 스킬과 주방 도구 뽐내기가 아닌 투박한 아저씨 밥상으로 진정 가족 간의 사랑과 의리, 그리고 존중을 음식으로 표현한다. 저자는 이런 남편과의 일상을 자신만의 유머를 담아 맛깔나게 풀어낸다. 바쁘고 불안한 시대, 밀키트‧배달‧외식이 범람하는 시대의 집밥 이야기가 반갑다.

배지영/사계절출판사/1만5500원

감정연습을 시작합니다(하지현/창비) ⓒ창비
감정연습을 시작합니다(하지현/창비) ⓒ창비

감정연습을 시작합니다


십대가 되어 분화하고 요동치는 감정 변화가 낯설고 힘든 청소년들의 감정 연습을 돕는 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는 청소년기의 혼란스러운 감정변화는 정상이며, 단순했던 어린 시절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세심한 감정으로 발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이 과정을 잘 통과하여 감정의 폭을 넓히고 세분화한 사람은 자신의 삶과 대인 관계를 조절할 수 있다. 책은 감정 통제의 중요성과 사례들을 서술하며 다양한 감정의 미세한 차이를 알게 하고 청소년기의 삶을 더욱 탄탄하고 유연하게 꾸릴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현/창비/1만3000원

농사, 툭 까놓고 말할게요(이윤희/행성B) ⓒ행성B
농사, 툭 까놓고 말할게요(이윤희/행성B) ⓒ행성B

농사, 툭 까놓고 말할게요


베테랑 잡지기자가 17년 동안 겪은 농촌 생활을 풀어낸 이야기. 저자는 강화도에 가서 살자는 남편의 제안에 갑자기 농촌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렇게 평일에는 도시로 출퇴근, 주말에는 농사짓는 일상을 15년 동안 이어가다 저자는 어느 날 긴 머뭇거림을 끝내고 농부로 전업한다. 농부로 사는 것이 훨씬 행복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귀농귀촌을 꿈꾸거나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귀촌의 좋은 점과 어려움, 내 땅의 중요성과 좋은 땅을 고르고 만드는 방법까지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고 농촌에서 농부로 살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안내한다.

이윤희/행성B/1만6000원

친애하는 미시즈 버드에게(AJ 피어스/이경아 옮김/문학동네) ⓒ문학동네
친애하는 미시즈 버드에게(AJ 피어스/이경아 옮김/문학동네) ⓒ문학동네

친애하는 미시즈 버드에게


1941년 런던, 종군기자를 꿈꾸는 에미는 어느 날 자신이 즐겨 읽던 신문에서 론서스턴 신문사의 구인광고를 발견하고 망설임 없이 지원한다. 하지만 출근 첫날 에미를 기다리고 있는 일은 <여성의 벗>이라는 주간 여성잡지에 도착하는 고민 편지들을 분류하고 타자로 치는 것, 설상가상으로 에미의 상사이자 고민들을 들어주는 상담 작가인 미시즈 헨리에타 버드는 답할 주제들을 깐깐하게 고르는 것으로 유명한데, 마음 약한 에미는 위험을 무릅쓰고 구구절절한 독자들의 편지에 몰래 답장을 하기 시작한다. 공습이 떨어지는 런던 가운데서 참혹한 세상에 맞서는 여성들의 연대를 보여주는 이야기다.

AJ 피어스/이경아 옮김/문학동네/1만6000원

 

마음과 엄마는 초록이었다(권민경 외 39인 지음/오은 엮음/난다) ⓒ난다
마음과 엄마는 초록이었다(권민경 외 39인 지음/오은 엮음/난다) ⓒ난다

마음과 엄마는 초록이었다


제1회 경기 시 축제 ‘시경(詩京): 시가 있는 경기’의 일환으로 마흔 명의 시인이 ‘엄마’를 주제로 신작 시 1편과 산문 1편씩을 쓴 것을 시인 오은이 엮은 책. 1979년 조선일보로 등단한 장석주 시인부터 2018년 한국일보로 등단한 이원하 시인까지 세대와 성별을 폭넓게 아우른다. 너무도 당연해서 제대로 살피지 못한 엄마의 이름을 다시 불러보는 이 시편들은 넓고도 깊은 엄마의 세계를 다시 펼쳐 보인다.

권민경 외 39인 지음/오은 엮음/난다/1만 4000원

타오르는 질문들(마거릿 애트우드/이재경 옮김/위즈덤하우스) ⓒ위즈덤하우스
타오르는 질문들(마거릿 애트우드/이재경 옮김/위즈덤하우스) ⓒ위즈덤하우스

타오르는 질문들


『시녀 이야기』, 『그레이스』, 『증언들』의 작가이자 시인·에세이스트·문학비평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에세이 선집. 문학, 환경, 인권, 페미니즘 등 다양한 주제들이 강연, 서문, 서평, 논설, 추도사 등 다양한 형식의 글로 수록돼 있다. 특히 오래전부터 페미니즘 소설을 써온 애트우드는 날카롭고 통찰력 있게 불평등, 민주주의, 인권 등의 문제를 짚어낸다.

마거릿 애트우드/이재경 옮김/위즈덤하우스/3만 2000원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김금숙/남해의봄날) ⓒ남해의봄날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김금숙/남해의봄날) ⓒ남해의봄날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


『풀』, 『기다림』의 작가이자 만화계의 오스카 하비상을 수상한 김금숙의 첫 에세이. 그는 이번 에세이에서 그간 작품 모티브가 된 삶의 기록과 풍경을 따스한 시골 생활과 함께 적었다. 프랑스를 주 무대로 활동하던 그가 강화의 한 시골 마을에 자리 잡으며 자신의 삶과 작품을 되돌아보기 시작한 내용이 담긴 에세이를 읽으면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창구를 발견할 것이다.

김금숙/남해의봄날/1만 7000원

사랑의 노동(매들린 번팅/김승진 옮김/반비) ⓒ반비
사랑의 노동(매들린 번팅/김승진 옮김/반비) ⓒ반비

사랑의 노동


돌봄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이뤄지고,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짚는 책. 저자 매들린 번팅은 돌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5년간의 취재를 거쳐 기록해냈다. 종합병원, 호스피스, 시설, 가정, 시민단체 등 다양한 돌봄 현장을 참관하고 구성원들을 인터뷰해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한다. 이에 더해 돌봄의 사회구조적 문제와 돌봄을 주제로 한 문학과 예술을 다뤄 돌봄의 세세한 결을 풍부하게 드러낸다.

매들린 번팅/김승진 옮김/반비/2만 2000원

앙겔라 메르켈(우르줄라 바이덴펠트/박종대 옮김/사람의집) ⓒ사람의집
앙겔라 메르켈(우르줄라 바이덴펠트/박종대 옮김/사람의집) ⓒ사람의집

앙겔라 메르켈


최초의 여성 총리, 최초의 동독 출신 총리, 최연소 독일 총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을 16년 동안 이끈 그는 새로운 지도자의 모습을 제시한 상징적 인물이다. 그가 장기간 집권한 만큼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때로는 원칙에 구애받지 않는 실용주의자로, 때로는 특별한 것이 없는 정치인으로 평가받는 그가 남긴 정치적 유산은 독일, 유럽, 전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우르줄라 바이덴펠트/박종대 옮김/사람의집/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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