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먹거리엔 생명철학과 휴머니즘이 깃든다

늘 자신의 영지에 거주하며 가장 훌륭한 농작법을 생각해서 사람이 먹고사는 데 필요한 것들을 최대한 공급하고자 노력하는 시골 지주는 사회의 공헌자로

칭송받아 마땅하다. 양과 소에게 풀을 먹인다든지 밭을 일굼으로써 그는

농민에게 일거리를 제공할 뿐 아니라, 제조업을 촉진하고, 교육을 장려하며,

문명과 인류애를 보급하는 등 사회적 삶의 기초를 강화시키는 것이다.

-엘리 베이츠, <농촌철학>(1807)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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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시골 지주'의 존재가 절실히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양질의 생산품을 만들기 위해 다하는 최선의 노력이 국가와 사회 발전에 그치지 않고 문명과 인류애로까지 확장된다는 생산자로서의 자부심과 장인정신 말이다.

'수입'을 '국산'으로, '가짜'를 '진짜'로 둔갑시키는 것도 모자라 중국산 납 꽃게, 공업용 본드 떡시루, 이산화염소로 헹군 한치회, 게다가 쓰레기 만두까지… 엽기적이다 못해 코미디 같은 현실에 히스테리컬한 헛웃음을 터져 나오게 하는 우리 주변의 먹거리 환경. 우리를 슬프게 하는 정도를 넘어 '이런 것까지 먹고도 생명을 연장할 필요가 있나'란 근원적 고민을 하게 만든다.

그러면서 기원 전 2000년경 고대 중국의 경구 “내가 판 우물에서 물을 마시고, 내가 일군 흙에서 먹을 것을 거둔다. 나 또한 창조하니, 어떤 왕도 이보다 더 나을 수 없으리”가 가슴을 때리며 시간을 역순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싶은 향수와 갈증을 치밀어 오르게 한다.

서두가 좀 길어졌다.

시공간을 초월한 비현실적 상상을 자제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으로 최선의 먹거리를 얻는 것이 바로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인식에서 이번 특집 주제를 정했다. '생명 가득한 밥상을 차리자'를 통해 다루어지는 여러 가지 바른 먹거리 운동과 정보, 불량식품에 대한 서민들의 따끔하고 재치 있는 경고, 매일매일 밥상을 직접 차리는 주부들이 느끼는 분노와 대안 촉구에서 먹거리와 세계화의 함수관계, 채식주의에 깃들인 삶의 철학과 평등사상에 이르기까지 가능하면 다양한 방식으로 현실 먹거리에 대한 문제의식과 담론을 드러내고자 노력했다.

특집을 진행하면서 우리 먹거리에 대한 고민은 피상적이고 물리적인 현상을 훌쩍 뛰어넘어 휴머니즘과 직결됨을 다시 한번 체감했다. 그래서, 일찍이 11세기 어느 지혜로운 자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좋은 식생활은 병을 고치는 훌륭한 방법이요, 건강을 보장해주는 중요한 방법이다. 자기 식생활을 다스리지 못하는 왕은 자기 왕국도 평화롭게 다스리지 못할 것이다”(<살레르노식의 건강을 위한 섭생> 중).

박이은경 편집국장pl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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