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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쭉한 콧수염, 세상의 이성과 질서를 냉소하는 광기 어린 표정. 초현실주의의 대가 살바도르 달리(1904∼1989)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1904년 스페인 피게라스에서 태어난 달리는 현대예술의 혁명적 전환점이었던 초현실주의 운동을 시각언어로 구체화시킨 대표적 화가로 꼽힌다. 의식 세계를 다루던 기존의 미술에서 무의식 세계를 최초로 회화에 도입한 달리는 비이성적인 것, 비합리적인 것과 내밀한 정신적 모순들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뽀르뜨 리 갇>에서 베르메르의 '레이스 뜨는 소녀'와 함께 수영을 하는 달리와 갈라>, 1959.

<사진·다빈치 출판사>

1928년 파리에서 초현실주의 화가, 시인들과 교유하고 이듬해 최초의 개인전을 열면서 앙드레 브르통에 의해 본격적으로 초현실주의 그룹에 합류한 달리는 같은해 폴 엘뤼아르의 부인 갈라를 유혹해 평생의 동반자이자 모델, '초현실주의의 뮤즈'로 삼아 화제를 모았다. 그의 일기엔 갈라와 그녀가 그에게 준 예술적 영감들에 대한 예찬이 가득하다.

'미술계의 프로이트'라 불리는 달리는 프로이트의 꿈과 무의식 이론을 도입, 한 존재나 사물이 다른 이미지로 보여질 수 있는 이중영상 기법, 즉 그 스스로 '편집증적 비판방법'이라 부른 창작기법을 구사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달리는 다른 초현실주의 화가들과 다르게 극대화된 환상과 상상력을 통해 회화, 조각, 패션, 가구디자인, 영화 등 20세기 후반 문화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후 1974년 고향 피게라스에 자신의 미술관 '테아트로 무세오'를 세운 달리는 '자화상''기억의 영속성''갈라의 초상''스페인''레다 아토미카'등 수많은 작품들을 남기고 친구 루이스 부뉴엘과 전위영화 <안달루시아의 개> <황금시대>를 만드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1982년 평생의 연인이자 아내 갈라의 사망 이후 푸볼 성에 칩거하다가 1989년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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