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가 매일 차에 타래요” 직장 내 젠더폭력 심각… 폭언·폭행 동반하기도
“상사가 매일 차에 타래요” 직장 내 젠더폭력 심각… 폭언·폭행 동반하기도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2.09.21 13:25
  • 수정 2022-09-22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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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 119 젠더폭력 제보 51건 분석
스토킹 가장 많고 고백 거절 보복도
16일 서울 중구 신당역 여자화장실 앞에서 민주노총이 개최한 '여성노동자가 일터에서 살해당했다' 침묵시위에 참석한 한 시민이 눈물을 보이고 있다. ⓒ홍수형 기자
16일 서울 중구 신당역 여자화장실 앞에서 민주노총이 개최한 '여성노동자가 일터에서 살해당했다' 침묵시위에 참석한 한 시민이 눈물을 보이고 있다. ⓒ홍수형 기자

스토킹, 강압적 구애, 고백 거절 보복 등 직장 내 젠더폭력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폭언, 폭행, 사생활 침해 등을 동반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직장갑질 119는 2020년 1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직장갑질119에 접수된 신원이 확인된 이메일 제보를 분석한 결과 성희롱을 제외한 젠더폭력과 관련한 제보는 총 51건이었다고 밝혔다. 그 유형은 주로 스토킹(지속적인 접촉 및 연락 시도)이 11건(21.6%)으로 가장 많았고, 강압적 구애(8건), 고백 거절 보복(7건), 악의적 추문(7건)이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불법촬영, 외모 통제, 짝짓기, 사생활 간섭 등이 있었다. 젠더폭력은 성희롱을 포함해 여러 유형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보였다. 또한 폭언, 폭행, 사생활 침해, 모욕 등 직장 내 괴롭힘을 동반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직장에서의 젠더폭력은 ‘짝짓기’와 ‘외모 통제’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성인 직원끼리 사귈 것을 강요하거나 사귀는 것처럼 취급하는 ‘짝짓기’와 사람의 외모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외모 통제’는 둘 다 여성을 동등한 한 사람으로 바라보지 않고, 연애나 성적 욕구 충족의 상대로만 취급하면서 벌어진다. 짝짓기와 외모통제 사례는 다음과 같다.

# 입사 후 저 혼자 남자들만 있는 팀에 배치되었습니다. 팀장이 한 남자 동료와 저에게 “니네 둘이 이제 반쪽이다. 항상 붙어다녀라”고 지시하고 팀원들은 낄낄댔습니다. 유부남 직원은 주말에 개인 카카오톡을 보내 연락하고, 다른 직원은 성희롱 발언을 하고, 야동 만화 이야기를 주고받는 등 셀 수 없을 만큼 일상적으로 성희롱이 지속됐습니다.

# 대표이사가 술에 취해 “예쁘다, 좋아한다, 업혀봐라” 등 불쾌한 발언과 신체 접촉을 계속했습니다. 평소에도 저에 대해 술 잘 마시고 예뻐서 부서에 꼭 필요한 직원이라는 식으로 저에 대해 외모 평가를 하고 다녔습니다.

젠더폭력은 짝짓기와 외모 통제에서 한층 더 나아가 스토킹과 강압적 구애, 악의적 추문 유포, 불법촬영으로 이어진다. 이는 여성의 의사를 무시하고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자유를 구속하는 것이다. 스토킹 사례는 다음과 같다.

# 상사의 집착으로 악몽을 겪고 있습니다. 저와 친하게 지내는 남자 동료를 괴롭히고, 승진을 누락시켰습니다. 출퇴근 길에 저를 태워주겠다고 해서 완곡하게 거절했는데도 괜찮다면서 강제로 태웠습니다. 불편하다고 했는데도 출퇴근 길에 전화나 카톡을 보내고 저를 기다립니다.

직장갑질119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직장 젠더폭력 특별대응팀’을 구성하고 9월 21일부터 ‘직장 젠더폭력 신고센터’를 운영한다.  ⓒ직장갑질119
직장갑질119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직장 젠더폭력 특별대응팀’을 구성하고 9월 21일부터 ‘직장 젠더폭력 신고센터’를 운영한다. ⓒ직장갑질119

직장갑질119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직장 젠더폭력 특별대응팀’을 구성하고 9월 21일부터 ‘직장 젠더폭력 신고센터’를 운영한다. 직장인들 누구나 여성 변호사와 노무사로 구성된 신고센터에 이메일(gabjil119@gmail.com)로 연락해 익명으로 상담할 수 있다. 신고 및 상담 내용은 스토킹, 강압적 구애, 불법촬영, 짝짓기, 성희롱 등 젠더폭력 전반이다. 제보 내용은 여성 법률가로 구성된 특별대응팀에 배정되며, 48시간 내에 답변이 될 예정이다. 사안에 따라 법률지원을 진행한다.

직장갑질119 여수진 노무사는 “젠더폭력은 구조적 불평등에서 기인하는 문제다. 한 명의 여성이 극단적 젠더폭력으로 희생되기까지 수많은 여성들이 겪고 있는 일상의 크고 작은 젠더 폭력이 그 배경에 있다”며 “일터가 젠더폭력에서 결코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이 증명된 만큼 이제부터라도 직장 내 불평등과 조직문화 개선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한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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