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성 허스토리’ 안현미 감독 “제주 여성이 곧 제주 역사입니다”
‘제주여성 허스토리’ 안현미 감독 “제주 여성이 곧 제주 역사입니다”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2.09.23 09:20
  • 수정 2022-09-26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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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현미 다큐멘터리 ‘제주여성 허스토리’ 감독
‘2022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
수상작 ‘제주여성 허스토리’…80세 제주 여성의 삶 기록
7일 서울 마포구 상상더하기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개최한 '2022 올해의 양성평등 문화상' 시상식에서 안현미 스토리AHN대표가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을 받고 수상 소감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7일 서울 마포구 상상더하기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개최한 '2022 올해의 양성평등 문화상' 시상식에서 안현미 스토리AHN대표가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을 받고 수상 소감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7일 서울 마포구 상상더하기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개최한 '2022 올해의 양성평등 문화상' 시상식에서 안현미 스토리AHN대표가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을 받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7일 서울 마포구 상상더하기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개최한 '2022 올해의 양성평등 문화상' 시상식에서 안현미 스토리AHN대표가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을 받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다큐멘터리 ‘제주여성 허스토리’를 연출한 안현미 감독. ⓒ미디어제주
다큐멘터리 ‘제주여성 허스토리’를 연출한 안현미 감독. ⓒ미디어제주

“제주는 여성의 섬입니다. 한마디로 제주 여성이 제주 역사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다큐멘터리 ‘제주여성 허스토리’를 연출한 안현미 감독은 이렇게 말한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제주 토박이인 안 감독은 ‘제주에서 태어난 것은 엄청난 복’이라고 여긴다. 육지와 다른 자연과 제주 4·3, 제주을묘왜변, 방성칠난 등의 역사를 가진 제주도는 그에게 영감의 원천이다. 안 감독은 스토리텔러가 돼 영상과 글로 제주의 영감을 대중에게 전하고 있다.

제주여성 허스토리로 ‘2022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을 받은 안 감독은 수상의 기쁨을 잠시 뒤로 하고 시상식 바로 다음 날 제주로 내려가 촬영에 재개했다.

“하루 24시간을 25시간으로 늘려 써야할 만큼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열 분의 여성 생애사를 미니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면 올해는 그 숫자가 두 배로 늘어 스무 명의 생애사를 제작해야 하기에 시상식 바로 다음 날 아침부터 촬영에 돌입했습니다. ‘제주여성 허스토리’ 시즌 2는 제주 MBC를 통해 오는 10월 8일 방송될 예정입니다.”

그가 제주 여성의 삶을 조명하게 된 계기는 제주 여성이 제주를 발전시키는데 큰 공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생애는 기록의 역사에서 그림자로 존재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주목받는 대한민국 관광의 1번지로 꼽히는 섬이지만 과거 제주는 거세고 척박한 땅과 바람의 화산의 섬으로 억척스럽게 밭을 일구지 않고서는 입에 풀 칠 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고난의 섬이었기도 합니다. 더구나 1900년대 초반에 태어나 일제강점기와 4·3 그리고 6·25 등 바람 타는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어온 80세 이상의 여성들의 삶은 파란만장한 삶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인생행로 속에 제주 현대사의 파편이 곳곳에 박혀 있습니다. 한 마디로 제주의 여성이 제주역사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그러나 80세 이상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촬영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가장 큰 어려움은 제주의 역사를 대변해줄 이들의 건강상태다.

“사전 인터뷰를 진행하고 본격적인 촬영날짜가 다가와도 마음 놓을 수가 없습니다. 이분들의 컨디션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촬영 진행이 순조롭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 움직임조차 힘겨운 어르신들이 많기에 연출자로서 영상적인 측면에서 욕심을 낼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가장 힘든 것은 다큐멘터리 주인공으로 선정된 어르신들이 안타깝게도 치매에 걸리거나 노환으로 병석에 누워 있는 경우가 많아 결국 촬영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주의 역사를 기억해줄 어르신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점에서 안타깝습니다. 가장 보람찬 순간은 교과서에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온 몸으로 삶을 살아낸 사람들만이 줄 수 있는 귀한 가르침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파란만장했던 그들의 생애를 듣는 것만으로도 인간으로서 제가 더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 수상작 다큐멘터리 ‘제주여성 허스토리’에 출연한 김상열씨. 사진= ‘제주여성 허스토리’ 스틸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 수상작 다큐멘터리 ‘제주여성 허스토리’에 출연한 김상열씨. 사진= ‘제주여성 허스토리’ 스틸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 수상작 다큐멘터리 ‘제주여성 허스토리’. 사진= ‘제주여성 허스토리’ 스틸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 수상작 다큐멘터리 ‘제주여성 허스토리’. 사진= ‘제주여성 허스토리’ 스틸

연출 외에도 안 감독은 33년간 방송작가로 일하고 있다. 방송작가는 그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갖게 한 직업이다. 최근 제주 근대불교를 다시 일으켜 세운 봉려관 스님의 일대기를 그린 BTN 불교 TV의 ‘고마워요 봉려관’ 작업을 마쳤고 숨겨진 제주역사인 제주을묘왜변 사건을 스토리텔링화한 다큐멘터리 제작에 작가로 참여하고 있다.

“대학 시절 학교 신문사인 ‘제대신문사’ 편집장으로 활동했습니다. 1980년대 중반 그 시절의 제주는 지역 문화운동이 활발했던 시기였습니다. 학교 신문사 활동을 하면서 다른 지역과 다른 독특한 문화를 가진 제주의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됐고 자연스럽게 방송작가의 길로 입문하게 됐습니다. 제가 한창 방송작가 일을 하던 무렵은 제주의 역사가 재정립되던 시기였고 그에 따른 다양한 다큐멘터리가 활발하게 제작되던 시기였습니다. 가장 뜻 깊었던 작업은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진행됐던 ‘4·3 영상채록’ 프로그램 제작이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제주 4·3 피해자들이 생존해 있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제주도내 110여 개의 마을을 돌아다니며 4·3 피해자와 유족들의 증언을 채록해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방송했습니다. 그때의 작업은 훗날 4·3 진상규명에도 커다란 도움을 주었고 영상이 담긴 아카이브 자료는 그분들이 돌아가셔도 영원히 남아 역사를 복원하는데 큰 쓰임이 된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안 감독은 앞으로도 제주여성의 생애사 다큐멘터리 ‘제주여성 허스토리’ 작업들을 해나갈 계획이다. 다큐멘터리 작업 후엔 구술채록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책으로 엮고,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메시지를 담은 제주의 역사와 문화 소재의 영화 한 편을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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