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리 텍사스촌’, ‘천호동 텍사스’ 등 사창가를 의미하는 용

어로 흔히 써 온 ‘텍사스’. 최근 미국 텍사스 주에 사는 교포 박

모씨가 한국에서 ‘텍사스’라는 말이 윤락가를 의미하여, 텍사스주

와 이 곳에 사는 7만여 교포들의 명예를 실추했다는 진정서를 외교

통상부에 전달, 화제가 되고 있다는 소식. 박씨는 ‘시정하지 않을

경우 한미양국의 외교분쟁으로 비화할 소지가 있다’며 ‘미의회와

외교채널을 통해 여론화하겠다’고 성토했다는데….

재작년에는 퇴폐향락업소의 대명사였던 ‘터키탕’이 ‘터키의 목욕

문화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특정국가 모독’이라는 터키 대

사관 측의 강력한 항의에 따라 ‘증기탕’으로 이름을 바꾸는 해프

닝도 있었던 터. 퇴폐 목욕탕의 원조격인 일본에서도 80년대에 성

업 중이던 ‘터키탕’을 터키측의 요구에 따라 ‘소프랜드 (SOAP

LAND)’라는 애매모호(?)한 일본식 영어이름으로 개명.

얼마전 한 일간지 만화에는 권력따라 이동하는 소위 ‘철새정치

인’이라는 용어에 대해 철새들이 집단 시위하는 장면이 등장해 웃

음을 자아냈는데, 철새들 왈 ‘여우나 쥐도 있는데 왜 하필이면 철

새냐?’ 하지만 ‘여우 정치인’, ‘서생원 정치인’이라 부르면 여

우나 쥐들도 따지고 들지나 않을지 궁금.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을 방송에서 했던 한 인사가 삼

천포 주민들의 항의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듯이, 무심코, 또는 재미로

던진 말들이 해당 당사자에게는 상당한 타격을 주는 일들이 왕왕 있

어 왔던 터.

‘돌 던지는 너희들은 재미있겠지만 우리는 목숨이 왔다갔다 한단

다’는 한 개구리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 듯. 망국의 지역감정도

편견에 쌓인 한마디의 말들이 모여 만들어진 것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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