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타면 촬영 동의한 것” 황당무계한 불법촬영 공무원의 변명
“지하철 타면 촬영 동의한 것” 황당무계한 불법촬영 공무원의 변명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2.08.07 12:13
  • 수정 2022-08-08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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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징계 불복 소송 원고 패소 판결
지난해 12월 6일 오전 대구시 중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계단에 ‘허락 없는 촬영은 범죄입니다’라고 적힌 불법촬영 금지 문구가 적혀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뉴시스·여성신문

지하철에서 동의 없이 여성들의 신체를 촬영하다 적발된 공무원이 “지하철에 탑승하는 승객들은 촬영에 동의하는 것”이라는 황당한 변명을 내세우며 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유환우 부장판사)는 공무원 A씨가 소속 기관장을 상대로 “감봉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을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020년 5월 지하철 열차 내에서 휴대전화 무음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여성의 신체를 촬영하다가 피해 여성의 신고로 적발됐다. 그는 2020년 초부터 유사한 범행을 수 차례 반복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이 출석 요구를 하자 자신의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이 디지털포렌식 결과를 제시하자 “피해 여성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범행을 인정했다.

다만 검찰은 그가 피해자의 특정 신체부위를 부각해 촬영하지 않았다며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소속 기관은 A씨에게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A씨는 징계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그는 “풍경사진을 촬영했을 뿐 특정 여성을 대상으로 촬영한 적은 없다”면서“CCTV가 설치된 전동차에 탑승하는 승객들은 자신의 모습이 촬영되는 것에 묵시적으로 동의한다 볼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수사 기관에서 자백한 내용과 피해 여성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고, A 씨가 실제로 풍경 사진을 찍었을 뿐이라면 휴대전화를 초기화할 이유가 없다며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무원으로서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윤리의식, 품위유지의무가 요구된다"며 "원고의 범행은 비위의 정도가 가볍지 않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로부터) 혐의없음 처분을 받기는 했으나 이는 원고가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결과로 사진이 확보되지 못한 상황에서 혐의를 인정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었기 때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수사기관으로부터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비위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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