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 장관, 19일 한은서
‘경제학계와 여성’ 대담 참여

재닛 옐런(오른쪽) 미국 재무장관이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이창용 총재와의 양자회담 직후, 한국은행 여직원들과 '경제학계와 여성(Women in Economics)'라는 주제로 대담을 갖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재닛 옐런(오른쪽) 미국 재무장관이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이창용 총재와의 양자회담 직후, 한국은행 여직원들과 '경제학계와 여성(Women in Economics)'라는 주제로 대담을 갖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이하 한은)에서 30여명의 한은 여성 직원들과 ‘경제학계와 여성’을 주제로 대담했다. 그는 한은 여성들에게 “여러분들이 모두 리더의 자리에 오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대담을 시작하면서 “경제학에 관심있는 중앙은행 소속 여성 직원분들을 만나게 돼 기쁘다. 나도 연방준비제도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커리어를 시작했다”면서 이와 같이 말했다.

이어 옐런 장관은 “1990년대 당시 국제 회의에 참석할 때는 (수장들의 자리에) 여성 직원의 비중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여성의 수가 아직도 많지는 않지만, 잠재력을 가진 여성들이 이런 자리들을 모두 채우고 있는 모습을 보니 기쁘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경제계에서 여성 리더가 부족한 이유는 경제학을 전공하는 여성 자체가 적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했다.

옐런 장관은 ‘업무량이 많았을 텐데 중간에 그만두고 싶지 않았냐, 포기하지 않고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었던 동기는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가사를) 분담할 의지가 있는 배우자를 만난 게 내가 (커리어를) 지속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캠퍼스)에서 교수로 재직할 때 백악관으로부터 ‘연방준비제도를 위해 일할 생각이 있느냐’는 제안받았던 때를 기억한다. 당시 남편도 교수로 일하던 중이었고, 아들은 6학년이었다”면서 “남편은 (제안을)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했다. 그 후 남편은 1년 중 절반이나 장거리 통근을 하며 희생했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대담에 참여한 여성들에게 대부분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분야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했다. 연구주제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하는지 묻는 한 직원의 질문에 옐런 장관은 “난 언제나 실업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생 시절 ‘실효 하한’(zero lower bound‧현실적으로 내릴 수 있는 최저 금리)에 대한 논의는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지만, 나중에 일본에서 이슈로 부상했다”면서 “이에 대한 이전 연구들이 이때 아주 유용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문제다. 각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책의 쟁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책 입안자들에게 자문을 하는 경제학자들은 당면한 과제를 연구할 때 제일 쓸모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평소 성평등의 가치를 중시간 옐런 장관이 사전에 한은 측에 먼저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옐런 장관은 여성 최초로 연방준비제도 의장과 재무장관을 맡은 인물이다. 그가 1971년 미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을 때도 유일한 여성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본업인 경제학을 연구하면서 여성의 노동참여, 저소득층을 위한 소득 분배 등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앞서 옐런 장관은 이창용 한은 총재와 30분간 비공개 양자 회담을 가졌다. 그는 이 총재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과 미국은 많은 가치와 경제적 관계를 공유하고 있으며,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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