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교수회 “재발방지책 마련 촉구

인하대학교 캠퍼스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하다 추락하게 해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 남학생이 지난 17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걸어 나오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인하대학교 캠퍼스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하다 추락하게 해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 남학생이 지난 17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걸어 나오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인하대 캠퍼스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한 뒤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이 대학 1학년생 남성 A씨가 사건 현장에 휴대전화를 두고 간 것을 두고, 전문가는 “자수한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박사는 18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가해자는 (피해자의 추락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채 휴대전화를 놓고 갔다”며 “가해자는 자수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승 박사는 “경찰이 (현장에) 휴대전화가 있으니 확인 전화를 했고 A씨가 받은 뒤 그 때서야 범행 일부를 시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범행현장 건물에서 A씨 휴대전화를 발견, 탐문수사 등을 통해 자택으로 찾아갔고, A씨를 불러 참고인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한 행인이 건물 밖 1층 노상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던 피해자를 발견해 신고해 알려졌으며 경찰은 지난 17일 A씨에 대해 준강간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가해자는 현재 고의로 피해자를 추락시킨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는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범죄를 저지른 것을 제대로 반성하지 않고 핑계를 대는 것”이라며 “꽃다운 대학교 1학년 여성을 무참하게 성폭행해서 사망에 이르게 했음에도 거기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모습”이라며 “굉장히 죄질이 안 좋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는 가해자의 신상이 온라인 상에서 공개된 것에 대해 “가해자가 나쁜 사람이란 걸 알려주는 거니까 비난의 목적은 없지만 명예훼손죄가 성립될 수 있다”며 “국가기관이 판단할 때까지는 자중해야 한다. 강간살인으로 혐의가 바뀌면 신상공개 대상이 되니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인하대 교수회는 입장문을 내고 “이번 일은 상상할 수도 없고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로서, 그것도 대학 캠퍼스에서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 교수이자 대학에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무한한 책임과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이라며 “대학 내의 안전문제는 결코 오늘의 비극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캠퍼스의 안전은 뒷전으로 하고 오직 경비절감을 위해 현재의 교내 안전과 보안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대학의 안전관리는 거의 부실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본부는 말뿐인 애도가 아닌 더욱 책임 있고 반성하는 태도로 임하고, 근본적인 재발방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며 “교수회 역시 캠퍼스의 안전을 위해 대학 본부에 더욱 강력한 개선을 요구하는 등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을 깊이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비극적인 일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무겁게 느끼며 사건의 진상조사와 가해자에 대한 응당한 처벌을 포함하여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해 나갈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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