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군으로 러시아와의 전쟁에 참전하고 있는 아프간 난민 잘랄 누리 ⓒBBC 화면 갈무리
우크라이나 군으로 러시아와의 전쟁에 참전하고 있는 아프간 난민 잘랄 누리. ⓒBBC 화면 갈무리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을 때 아프간을 탈출했던 40대가 우크라이나 군을 지휘하며 러시아군과 맞서고 있다.

올해 40세인 잘랄 누리(Jalal Noory)씨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12명의 부대원을 이끌고 러시아군과 싸우고 있다.

잘랄 누리씨는 1979년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을 때 어린이였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해 1988년부터 우크라이나에서 살고 있다. 러시아 침공 전에는 보안회사에 일했다.

BBC는 키이우 외곽의 참호에서 훈련하고 있는 잘랄 누리씨를 방문했다.

잘랄 누리씨는 "러시아가 키이우에 올 것을 알았다. 나는 러시아 국기에 고개를 숙이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로 온 지 25년 만에 자신의 생애에 두 번째로 러시아의 침공을 목격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죽거나 아니면 방어해야 하는 두 가지 선택지만 갖고 있다. 

잘랄 누리씨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지난 2월 우크라이나군에 합류했다. 키이우 방위군에 소속돼 있다. 저격수의 존재를 알아내는 방법을 훈련시키고 있다. 

잘랄 누리씨의 동료들은 "처음에는 어리둥절 했다. 어떤 때는 우크라이나인보다 상황 판단을 더 잘한다"라고 평가했다.

잘랄 누리씨는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훨씬 잘 살고 있을 것이다"라며 "나는 우크라이나로 탈출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살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무술을 익혀 아프가니스탄 대표로 메달도 획득했다.

잘랄 누리씨는 "러시아군이 아프간을 침공했을 때와 현재의 전술이 바뀌지 않았다. 소도시를 점령해 부대를 약화시키고 생활을 피폐하게 만든다"라고 말했다.

잘랄 누리씨의 우크라이나 생활은 평온했으나 전쟁이 모든 것을 바꿨다. 그는 "나는 이땅을 지켜야 한다. 이곳이 내 집이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