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중심서 '등불'로 살아간다

몽골공녀, 화와이 신부, 6·5 미망인 등의 홀로서기에 여성중심 공동체 형성

'21세기를 주도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이에 대해 한치의 망설임 없이 “여성”이라고 답하는 이가 있다. <우마드 womad>(삼성경제연구소)의 저자 김종래씨는 “21세기는 끊임없이 떠돌아다니는 사람, 즉 신유목민(Nomad)이 세상을 주도할 것”이며 “이들은 바로 여성”이라고 주장한다. '우마드'란 '세상의 중심에 서서 등불처럼 살아가는 여성들'로 '여성(woman)'과 '유목민(nomad)'의 합성어다.

책에서 저자는 이런 우마드의 등장을 필연적인 현상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지금 지식사회라는 낯선 사회로 내달려가고 있다”며 “특히 21세기 디지털 세상은 여성의 입지를 넓히고 섬세함이나 자상함 등 여성적 리더십이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지식정보화 사회는 힘(노동력)이 지배하지 않고 정보수집과 처리능력이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 세상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사회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돈보다는 정보가 힘이 되고, 자연스럽게 사람도 고정적인 돈보다 유동적인 정보에 따라 떠돌아다니는 유목민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세상은 남성중심 사회에서 점점 유동적이고 변화가 많은 여성중심의 사회, 즉 신모계 사회로 진입하게 됐다.

저자 김씨는 이러한 큰 사회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세력으로 '여성'을 꼽고 있으며, 이는 '여성들의 타고난 능력'이 주효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신모계사회의 중심이 되는 여성들은 가정이라는 한 축과 자신의 성공이라는 한 축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성공을 좇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여성은 수다를 통해 '정보 갈무리'를 하며 '인터넷'을 통해 정보채집을, 과외팀 짜기 모임과 찜질방 모임 등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능력을 갖는다고 말한다.

책에서 특히 저자가 '한국의 우마드'를 강조하는 부분은 “한국여성들은 무섭게 돌진하고 치열하게 그 뿌리를 내리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위기상황을 지혜롭게 헤쳐 나간 어머니의 끈질긴 생명력에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역사적으로 우마드의 기원을 고려시대 몽골의 공녀로 끌려가 타국에서 현지화에 철저히 적응하면서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여 문화를 일으킨 한국여성들로 보고 있다. 또한 6·25때 남편을 잃고 7남매를 맨손으로 키워낸 어머니, 가부장적인 이데올로기하에서도 곳간 열쇠만은 놓지 않았던 현실적인 조선시대 여인들,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 가는 배를 용감히 탔던 신부들도 이에 속한다고 말한다.

그는 “여성은 남성보다 홀로 서기에 강하다”며 “남성이야 조직이 충성하는만큼 자기 위치를 넓혀 가지만 여성은 조직을 만들어 나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처럼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 등장한 신인류 '우마드'의 등장은 머지않아 신모계사회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

감현주 기자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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