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시인 ⓒ뉴시스·여성신문
김지하 시인 ⓒ뉴시스·여성신문

‘타는 목마름으로’의 김지하 시인이 8일 향년 8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토지문화재단은 1년여간 암 투병해오던 고인이 8일 오후 강원 원주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김 시인은 1941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서울 중동고와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했다. 1963년 3월 ‘목포문학’에 ‘저녁 이야기’라는 시를 발표하며 문인 활동을 시작했다. 1969년 시 전문 문예지 ‘시인(詩人)’에 ‘황톳길’ 등을 발표하며 공식 등단했다.

김 시인은 문학계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었다. 1970년 풍자시 ‘오적’으로 구속되기도 했으며, 1974년 민청학련 사건을 배후 조종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뒤 1980년 형 집행 정지로 석방됐다. 석방 이후 ‘생명사상’을 제창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1991년 명지대생 강경대 씨가 경찰에 맞아 숨지자 이에 항의하는 분신자살이 이어진 시기, 조선일보에 쓴 칼럼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워라’에서 이를 ‘저주의 굿판’에 비유하면서 ‘변절자’라는 비판을 받았다. 10년 뒤 ‘실천문학’ 여름호 대담에서 해명하고 사과의 뜻을 표했지만, 진보 진영과의 어긋난 관계는 회복되지 못했다.

대표 시집으로는 ‘황토’,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등이 있다. 2018년 시집 ‘흰 그늘’과 산문집 ‘우주생명학’을 마지막으로 절필 선언을 했다.

아시아 아프리카 작가회의 로터스 특별상과 국제시인회의 위대한 시인상과 브루노 크라이스키상, 만해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노벨문학상·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올랐다.

한편, 각계각층에서 추모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나태주 시인은 “김지하 선생은 시인이기도 했지만 한 시대의 등불로서 자기 역할을 하신 분”이라고 애도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고인의 시와 생각은 우리의 가슴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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