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대한민국·청주시장 상대로 소송 제기
유족 “부실수사하던 경찰,
피해자들 죽고 나서야 압수수색”

친구의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10대 여성이 친구와 함께 세상을 등진 지 1년이 돼 간다. ‘청주 여중생 사건’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유족 측은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여러 법제도적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피해자의 아버지는 지난 20일 “이제 청와대는 자식을 가슴에 묻은 피해자의 하소연을 들어봐 달라”며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그는 “두 아이가 죽는 그날까지 단 한 건의 압수수색 영장도 신청되지 않았다. 두 아이가 성폭행을 당한 범행 현장조차 압수수색 한 바 없고, 경찰은 범행 현장을 실제 방문한 적도 없다”, “두 아이가 죽고 나서야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라며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그 원인을 제도적으로 바라봐 달라고 했다.

‘청주 여중생 사건’ 피해자 유족이 지난 20일 “이제 청와대는 자식을 가슴에 묻은 피해자의 하소연을 들어봐 달라”며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주 여중생 사건’ 피해자 유족이 지난 20일 “이제 청와대는 자식을 가슴에 묻은 피해자의 하소연을 들어봐 달라”며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앞서 지난해 5월 12일, 청주시 오창읍 한 아파트에서 성범죄 피해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학교 2학년 여학생 2명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 피해 학생 중 한 명의 의붓아버지 A(56)씨는 함께 살던 의붓딸을 강제로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2021 1월 의붓딸의 친구가 집에 놀러 오자 술을 먹이고 잠들게 한 후 성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피해 학생 부모는 그해 2월 피해를 인지,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세 차례나 반려됐다. 피해 학생들은 사건 발생 4개월 만에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아이들이 사망한 이후에야 A씨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유족 측은 최근 청주지방법원에 대한민국과 청주시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