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맨' 30년 경력 베테랑 CEO 정치 첫발 화제 김구 애국심·등소평 실용적 사고 벤치마킹 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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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간 '현대맨'으로 살아온 이계안 전 현대캐피탈 사장이 열린우리당 동작을 후보로 정계에 첫발을 내딛으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8일 선거사무실에서 만난 이 후보는 차분하고 논리적인 어조로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정치를 경제논리로 푸는 독특한 관점을 피력, 그날 입은 우리당 노란색 점퍼만큼이나 참신한 인상을 남겼다.

2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후보는 '정치란 삶을 질을 높이는 것'이라며 경제가 정치를 주도해야 한다는 '실용주의 정치관'을 강조했다. 또한 입당 당시 화제가 됐던 '코드론'과 현대가와의 관계도 솔직하게 밝혔다. 특히 이헌재 부총리에 대해 코드가 맞는 선배로서 존경심을 표하면서 입당 당시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과의 개인적 사담도 털어놨다.

-급작스럽게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지난해 10월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한번 같이 일해보자'고 하는 말했을 때 처음엔 스스로 정치와는 무관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입당여부가 거론되면서 정 의장에게 참여정부의 정책 혼선과 불확실성을 비판한 적이 있는데, '그럼 당신이 직접 한번 해 보라'며 '일은 많은데 일할 사람이 없다'는 그의 말에 매력을 느껴 마음을 결정했다.”

-최근 입당의 변에서 “당과 코드가 맞지 않다”는 말을 해 화제가 됐는데, 지금은 어떤가.

“개인적인 정치철학과 다소 상이한 점이 있을 거라는 의미였다. 원칙을 충실히 해서 투명한 경영환경을 창출하고 민생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기본적인 입장은 우리당과 같다. 앞으로 기업인이 투자를 꺼리는 경제의 불확실성을 없애는 현실적인 경제정책을 펴고 싶다.”

-'현대가 특사파견''남자심청'이라는 말도 회자됐다.

“낭설이다. 오히려 정몽구 회장에게 입당의 뜻을 밝히자 정 회장이 '섭섭하다''일할 만하면 빠져나간다'는 말을 했다. 하지만 섭섭함을 피력하시면서도 '이왕 정치계에 나갔으니 기업인들이 전투하듯 열심히 전투하라'는 격려도 잊지 않으셨다.”

- 이헌재 부총리에 대해 특히 발언을 많이 했다.

“이헌재 부총리와는 '이심전심'으로 굳이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통하는 사이다. 복잡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의 뜻을 읽을 정도로 잘 통한다. 입당 후 만난 적은 없지만, 기회가 되면 '시장(market)을 이기는 사장(mandate)은 없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

-동작구와 연고가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 출마지역으로 이곳을 택한 배경이 궁금하다.

“초등학교 졸업하고 서울에 와서 제일 먼저 살았던 동네가 흑석동이고, 중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올라와 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 처음 자취 생활을 한 곳이기도 하다. 서울생활을 시작한 곳에서 정치신인으로 시험대에 오르게 돼 감회가 새롭다. ”

-CEO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그런 만큼 이상적인 정치인상이 있을텐데.

“사실 아버지가 정치를 좀 하신 분이어서 어릴 때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 사람들은 정치가 일이냐, 봉사냐고 묻는데, 슈바이처 박사처럼 봉사로 생각하고 헌신하고 싶다. 이상적인 정치인상이 있다면, 등소평처럼 실용적 사고와 행동을 하면서 김구 선생처럼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정치가다.”

■평등가족 선거전략

우리 집처럼 평등국회 만들어야 본지 평등부부 선정·두 아들도 페미니스트

이계안 후보와 부인 박명희 씨는 여성신문사로부터 97년'평등부부'로 선정됐다. “이 이력이 이번 선거전에서도 톡톡히 위력을 발휘해 늘 여성신문에 빚진 기분이다”고 말문을 여는 이들 부부는 '공인'된 평등가족을 일구어가고 있어 평등가족으로서 선거전략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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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인·박명희 부부는 자타가 공인하는'평등부부'답게 서로에게 비판적인 지지자 역할을 견지해 왔다.<사진·민원기 기자>◀

두 아들도 연대에서 사회학과 조혜정 교수의 여성학 강의를 열심히 들었을 정도인데, 이런 배경에는 부인 박명희 씨의 영향이 컸다. 박씨는 15년 전 춘향전 등의 고전문학을 페미니즘 관점으로 고찰·해석한 선구적 국문학자. 그의 영향을 받아 이 후보도 페미니즘 관련 서적을 즐겨 읽고 두 아들도 자연스럽게 이를 생활에 응용, 밥도 잘 차려먹고 음식도 곧잘 한다고. 이 후보 자신도 “집안에서 남자가 여성에 우선해 특혜를 받거나 누린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면서 “아내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비판적 지지를 하는 '동업자'가 돼 줄 것을 믿는다”고 희망했다.

현재 박씨를 비롯, 두 아들들이 각자 개성에 맞게 선거운동에 적극 참여한다.

박씨는 지역여론 파악 전문가(?)로, 잘 나가는 광고회사에 취직했던 큰아들은 과감히 사표를 내고 선거본부 홍보팀장으로, 막 제대를 한 둘째 아들은 궂은 일 마다하지 않는 만능 멀티플레이어로 선거전에 투입됐다.

박씨는 다른 정치인 아내들이 자기 목소리 내기를 조심스러워하는 것과는 달리 “용감하고 정확한 정치인 부인상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특히 “여성비하 발언이 난무하는 국회를 정화하도록 남편을 적극 돕겠다”며 여성 국문학자의 다부진 각오도 내비쳤다.

■CEO 정치인 이계안의 정책관

여성에 명함 내밀 일자리 줘야 할머니 육아' 등 노인 일자리 해법 내놔

이계안 후보의 경제정책관 중 CEO 마인드와 경험이 두드러진 부분은 바로 일자리 창출, 그것도 여성 일자리 분야에서다.

그는 “여성들에게 '명함을 내밀 수 있는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단순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 통계학적으로 인정되는 그런 일자리를 여성에게 줘야 한다”고 실용적인 관점을 피력했다.

그는 “신입사원을 뽑으면 상위 합격자는 거의 여성이었지만 '우리 부서에 여자는 안 된다'는 인식 때문에 중요 부서에 남성이 배치되는 것을 보곤 남녀를 불문하고 무조건 '능력' 위주로 신입사원을 배치할 것을 강행한 적이 있다”며 “여성 일자리는 새로운 직업을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장에서 남녀차별을 없애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생각 뒤에는 강의와 학업에다 가사와 육아까지 겹쳐 힘들어하던 아내 박씨의 체험이 있다. “아내가 능력이 뛰어난데도 불구하고 여자라는 이유로 지방대 강사 임용 때 차별을 받는 걸 지켜 봐왔기 때문에 여성의 사회진출과 장벽 깨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절감했다”는 것.

요즘 그는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초등학교 은사를 보면서 여성노인의 일자리까지 고민한다. 이 후보는 “지금은 할머니가 된 선생님이 주변의 아이들을 키우면서 생활비를 충당하는 것을 보고 보육을 여성노인에게 맡기면 일자리도 창출되고 젊은 여성들이 직장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전업주부''여성노인'의 인적 자원을 적극 활용해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나신아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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