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 속 장희빈은 어떻게 진화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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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주연, KBS-TV <장희빈> (2003).◀

1960년대를 풍미한 김지미부터 남정임, 윤여정, 이미숙, 전인화, 정선경, 김혜수까지. 장희빈이 살아 자신을 연기한 배우들을 봤다면 누굴 가장 마음에 들어했을까.

사극의 단골 레퍼토리인 장희빈이 이번엔 역사학자들의 분석 대상이 됐다. 본인은 원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요부'에서 '악독한 여성' '권력 다툼의 희생자' '신분 상승을 꿈꾸는 적극적인 여성'에 이르기까지 드라마틱하고 파란만장한 삶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사극에 빈번히 등장한 인물이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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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경 주연, SBS-TV <장희빈> (1999).▶

<장희빈, 사극의 배반>(소나무). 일곱 차례나 영화와 TV 사극으로 만들어진 장희빈을 분석한 김아네스는 '사극 속의 장희빈은 어떻게 진화했는가'에서 장희빈-인현왕후-숙종이 사극 속에서 변화해 온 양상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초기 영화에서 장희빈은 사악한 성정의 악녀로 등장하고 비련의 국모였던 인현왕후는 어질고 후덕한 여성으로 그려진다. 80년대에는 남인, 서인이라는 정치세력과 연관된 두 여성의 흥망성쇄가 그려지며, 90년대에는 '섹시한' 장희빈과 우유부단한 남자 숙종의 사랑에 주목한다. 2003년 김혜수가 연기한 장희빈은 중인의 신분을 뛰어넘으려는 욕망을 가진 진취적인 여성, 장옥정을 조명한다. 한편 인현왕후는 더 이상 온화하고 순종적이길 거부하고 “하찮은 중인 출신의 장희빈을 예의와 법도로 다스리려는” 강한 여성으로 그려진다. 숙종 또한 왕권을 수호하려는 강력한 카리스마의 소유자로 해석된다.

필자에 따르면 이는 “현대의 여성상이 사극에 투영돼 기존의 이미지를 재고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희빈의 이미지 변신이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던 까닭은(김혜수 주연 <장희빈>의 저조한 시청률) “야망을 가진 당당한 여자라는 이미지가 공감을 얻을 만큼 장희빈을 둘러싼 사회경제적 구조와 배경에 대한 묘사가 충분치 못했기 때문”이라고 필자는 지적한다.

최선혜의 글 '장희빈의 권력과 욕망'은 조선시대 궁궐 여성의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에 관한 내용으로 필자들이 입을 모아 주장하는 사극이 보완해야 할 객관성의 단초를 제공한다. 필자는 당시 궁궐 여성들이 사적으로는 왕의 여자이면서 공적으로는 권력의 한 축으로 기능했음을 사료를 통해 밝히고, 동시에 공적 영역으로서의 궁궐 여성이 어떻게 사적 영역으로 왜곡되었지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임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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