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 나와야 화가? 틀을 깨는 게 예술이죠
미대 나와야 화가? 틀을 깨는 게 예술이죠
  • 이세아 기자
  • 승인 2021.10.15 09:30
  • 수정 2021-10-15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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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수이 강 워킹하우스뉴욕 대표
정규 미술교육 받지 않고
독창적·자유로운 예술 선보이는
‘아웃사이더 아트’ 국내 소개해와
“미술은 ‘틀을 깨는 사고’의 예술”
수이 강 워킹하우스뉴욕 대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의 사무실 벽에는 미국의 대표적 ‘아웃사이더 아트(Outsider Art)’ 작가로 불리는 조지 와이드너(왼쪽)와 윌리엄 빌 올렉사의 작품이 걸려 있다. ⓒ홍수형 기자
수이 강 워킹하우스뉴욕 대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의 사무실 벽에는 미국의 대표적 ‘아웃사이더 아트(Outsider Art)’ 작가로 불리는 켄 그라임스(왼쪽)와 윌리엄 빌 올렉사의 작품이 걸려 있다. ⓒ홍수형 기자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천재’로 불리는 작가들이 있다. ‘수학 천재’로 불리는 미국의 조지 와이드너는 날짜와 달력의 패턴 등 복잡한 수의 관계를 탐구하고 화폭으로 옮긴 작품들로 유명하다. 거리에 굴러다니는 폐지에 그린 그림이 한 미술계 관계자의 눈에 띄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금은 뉴욕, 런던 등 세계적 갤러리의 전속 작가로 활동 중이다.

멕시코 이민자인 마틴 라미레즈는 조현병으로 미 캘리포니아주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폐지를 감자 반죽으로 붙여서 캔버스를 만들고, 그 위에 성냥으로 녹인 크레용을 성냥개비로 찍어 작품을 만들었다. 미 우편국은 2015년 그의 작품 5종을 활용한 우표를 출시했다.

이러한 ‘아웃사이더 아트(Outsider Art)’의 세계를 국내에 소개해온 여성이 있다. 수이 강 워킹하우스뉴욕 대표다.

워킹하우스 뉴욕은 해외 미술 전문 문화·예술 기획사다. 2020년 9월 부산광역시 수영구 망미동에 둥지를 틀었고, 올해 7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서울 갤러리를 열었다. 유행하는 화폭 스타일을 따르지 않고, 주류에 편입되지 않은 독창적이고 자유로운 작업 세계를 펼치는 해외 작가들의 전시를 개최해왔다. 올해 7~9월은 한남에서 조지 와이드너 개인전을, 3월엔 부산에서 ‘아웃사이더X인사이더: UN평화국제교류기구 기금 마련전’ 등을 열었다.

7~9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워킹하우스뉴욕 갤러리에서 열린 조지 와이드너 개인전 현장. ⓒ워킹하우스뉴욕 제공
7~9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워킹하우스뉴욕 갤러리에서 열린 조지 와이드너 개인전 현장. ⓒ워킹하우스뉴욕 제공
3월엔 부산 수영구 망미동 워킹하우스뉴욕 갤러리에서 열린 ‘아웃사이더X인사이더: UN평화국제교류기구 기금 마련전’에 전시된 윌리엄 빌 올렉사 작가의 작품들. ⓒ워킹하우스뉴욕 제공
3월엔 부산 수영구 망미동 워킹하우스뉴욕 갤러리에서 열린 ‘아웃사이더X인사이더: UN평화국제교류기구 기금 마련전’에 전시된 윌리엄 빌 올렉사 작가의 작품들. ⓒ워킹하우스뉴욕 제공

아웃사이더 아트 시장은 성장세다. 1993년 뉴욕에서 처음 개최된 ‘아웃사이더 아트 페어’는 오늘날 뉴욕, 프랑스 파리, 스위스 바젤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조금씩 주목받고 있다. 2013년 런던에서 일본 아웃사이더 아트 작가 46명의 작품 300여 점을 모은 전시회가 열려 화제에 올랐다. 우리나라에서는 경기도미술관이 2012년 한미일 발달장애 예술가 작품 400여 점을 전시하는 ‘다른 그리고 특별한’ 전을 개최했다.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다양성, 포용적 태도가 중시되는 현대 사회에서는 더욱 주목받는 예술 장르다. 

강 대표는 “아웃사이더 아트 발굴은 전적으로 갤러리스트와 딜러의 힘에 달렸다”고 말했다. 조지 와이드너처럼 길을 걷던 미술계 관계자에게 포착된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은 장애나 질병으로 사회복지 지원을 받는 이들이 미술치료 과정 등에서 보인 예술적 재능을 눈여겨보고 북돋아야 좋은 작가를 찾을 수 있다.

그래도 한국에선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전시 기획도, 해외 작품을 들여오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수이 강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도 아웃사이더 아트가 단순히 작가의 소수자성이 아닌 작품성으로 주목받을 날이 올 거라고 봤다. “아웃사이더 아트는, 미술이란 결국 ‘틀을 깨는 사고’의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예술적 가치는 물론 마음을 울리는 사연을 가진 작품이 많아요. 재즈도 흑인 사회의 비애를 담은 음악으로 시작해서 대중이 좋아하는 고급 음악으로 자리매김했죠.”

강 대표는 홍대 미대 조소과, 킹스칼리지 런던 문화예술경영 석사과정을 거쳐 뉴욕 첼시의 갤러리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다. ‘미술계 정석 코스’를 밟아온 그가 ‘비주류 예술’에 주목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미술 비평을 공부하다가 ‘미적 판단은 보편적(universal)이어야 한다’는 칸트의 말에 의문이 들었어요. 그럼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 예술은 무엇인가? 미술은 특정 감각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모든 감각으로 향유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시각장애인도 미술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도 기획해봤고요. 독립을 준비하면서 저만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가 아웃사이더 아트에 눈을 돌렸죠.”

여성신문과 인터뷰 중인 수이 강 워킹하우스뉴욕 대표. ⓒ홍수형 기자
여성신문과 인터뷰 중인 수이 강 워킹하우스뉴욕 대표. ⓒ홍수형 기자

간송미술관과 NFT 프로젝트 진행중
미술품 거래 플랫폼 런칭 계획도

미술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대체불가토큰(NFT) 관련 사업 계획도 밝혔다. 간송미술관 소장품의 NFT 콘텐츠화·전시 기획 등을 맡아, 올 하반기 간송미술관에서 훈민정음·미인도를 활용한 NFT 개념과 가치, 의미를 설명하는 전시를 열 계획이다. 12월 부산·한남점에서 ‘드림원정대’ 전시를 열 예정이다. 세계 각국의 미술관, 공연장, 예술 문화 공간을 돌며 안내를 맡아온 전문가의 지식과 노하우를 콘텐츠로 삼아, 세계적인 문화공간을 소개하는 전시다. 기획전 자체를 NFT 콘텐츠로 만들 계획이다.

워킹하우스뉴욕은 이를 위해 온라인 미술품 거래 플랫폼 ‘메타퀘이크’와 올해 7월 손을 잡았다. 앞으로 아티스트, 미술관, 문화예술 단체 등과 협업해 다양한 작품을 공개하는 한편, 새로운 형태의 미술품 거래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NFT는 다양한 미술 콘텐츠와 대중이 만나는 접점이자, 편리한 거래 도구”라며 “거품이 많이 낀 만큼 콘텐츠 경쟁력이 중요하다. 어떤 작품을 NFT화했을 때 더 돋보이는지,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블록체인 시스템을 갖췄는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해외 작품을 소개하는 일에만 그치고 싶지 않다. 숨은 우리 작품을 찾고 노출할 필요성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다양성의 가치를 전하는 예술 문화와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기획전시를 계속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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