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다시 살아난 나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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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저고리에 다소곳이 넘긴 머리, 먼 곳을 응시하는 무표정한 얼굴. 신여성을 거론할 때마다 첫 인물로 언급되는 나혜석의 사진 속 모습이다. 마치 박제된 듯 역사 속에 묻혀있던 그의 인생을 대변하는 한 장의 흑백사진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화가이자 작가였던 나혜석이 작품과 함께 신여성으로 재조명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에 이르러서다. 시대를 앞서간 그의 행적들은 도덕적인 단죄와 비난의 대상이었을 뿐 근대 여성 나혜석을 이해하는 도구로 삼아지지 못했다. 이 책 <나혜석 평전>은 출생부터 사망까지 인간 나혜석에 대한 세심하고 성실한 기록이다.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재현해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고, 중간중간 나혜석의 그림과 육성을 넣어 마치 그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듯한 친밀감을 전한다. 학창 시절의 모습, 결혼식 장면, 아이들과 찍은 사진, 여행 도중 선상에서 촬영한 사진 등 여러 컷의 사진이 나혜석의 삶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정규웅 지음/중앙 M&B/15,000원

임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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