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습-흉가정령, 꿈-불안감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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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원숭이 관련으로 어릴 적부터 가장 많이 들었을 말이다. 주로 놀릴 때 쓰는 말로 잠재의식 속에 원숭이를 안 좋게 생각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원숭이는 일반적으로 꾀가 많고 “조삼모사”란 사자성어가 나올 정도로 변덕이 심하다고 여겨진다. 게다가 원숭이하면 술수, 사기 같은 단어가 머리 속에 먼저 떠오른다. 40세를 넘긴 사람들은 원숭이가 새겨진 상품에 대한 근본적인 찜찜함이 있다. 본디 흉조를 뜻한 원숭이를 선물로 주면 '나쁘게 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우리의 풍습과 삶 속에서 원숭이에 얽힌 얘기들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풍습에 나타난 원숭이

풍습에서 원숭이는 '흉가의 정령'으로 불린다. 민간에 전해져 내려오는 얘기 중에 이런 것이 있다. 해마다 사람이 죽어나가고 마지막 며느리마저 마을을 떠나 폐가가 된 집이 있었다. 어느 날 마을 사람들은 이 흉가의 지붕 위로 검은 옷차림을 한 사람이 오락가락하는 것을 보고 모두 놀랐다. 마을 청년이 힘을 모아 그 자를 잡고 보니 검은 원숭이였다고 한다. 이 때부터 원숭이는 흉조의 상징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꿈에 나타난 원숭이

꿈에 원숭이가 나오면 대개는 불길하다. 보통 원숭이가 나오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불만을 반영하는 것이다. 단, 흰 원숭이가 나오면 대길의 운이라 여겨진다.

신화 속 원숭이

한민족의 조상이라 일컬어지는 해인이 쓴 <귀장역>에 닭은 해가 떠 있는 낮을 관장하고, 원숭이는 해가 진 밤을 관장한다고 써 있다. 밤을 관장하는 신이란 결코 달가운 존재는 아닐 것이다.

국립민속박물관 천진기 연구관은 “원숭이는 민간신앙에서 좋지 않은 의미로 구전되어 왔다. 변덕이 죽 끓듯 한다는 '조삼모사'와 창자가 끊어질 듯한 슬픔을 가리키는 '단장의 슬픔'도 원숭이에서 나왔다. 원숭이는 우는 소리가 구슬프다고 전해 내려온다.”며 그 원류를 설명했다.

원숭이의 구슬픈 울음소리에서 파생된 '단장의 슬픔'은 '단장의 미아리고개'로 변했다. 우리 의식 속에 원숭이는 기구한 운명이자 놀림의 대상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원숭이는 우리나라에서 예부터 터부시됐다.

하지만 도자기나 그림에 나오는 원숭이는 길조다. 가족사랑, 부귀, 다복을 상징해 왕실의 그림에 자주 등장했다. 올 한해 원숭이 캐릭터가 부귀, 다복, 가족사랑의 상징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이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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