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을 노래의 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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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박물관 준공기념 후원의 밤에서 한영애 등 가수들이 축하공연을 펼쳤다. <사진·민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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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박물관 조감도.

북한강 가운데 자리잡은 아름다운 섬 남이섬에 노래박물관이 문을 연다. 오는 4월, 한국대중음악의 본격 아카이브가 될 '노래박물관'이 개관하면서 남이섬은 명실공히 '노래의 섬'으로 자리잡게 된다. 1999년 11월 노래박물관 추진위원회가 결성된 지 4년 만의 일이다.

노래박물관은 국내 초유의 대중음악전문 데이터베이스(DB) 아카이브다. 대중음악의 물질자료와 영상자료뿐 아니라, 노래를 추억하는 일반대중의 소중한 기억까지도 자료화하여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제공할 전망이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박물관이 될 것이다.

자료제공뿐 아니라 노래콘텐츠와 디지털 기술이 결합해 오감의 감상을 이끌어내는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전시도 선보일 계획이다. 상설전시, 기획전시 등의 형태를 갖추고 시대별, 가수별 등 다양한 주제로 구성되어 문화사와 사회사를 함께 조명하게 될 전망이다.

노래박물관은 대중음악발전에 기여한 인물을 기리는 <명예의 전당> 설립 및 한국대중음악 어워드(AWARD) 제정도 계획하고 있다. 대중음악의 사회적 순기능을 회복하고 대중음악이 갖는 문화자원의 가치를 극대화해 대중음악의 문화적 권위를 세워 갈 전망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남이섬은 70년대 록 페스티벌과 80년대 강변가요제가 열리던 곳이다.

앞으로도 정기콘서트 <숲속 음악회>와 다양한 연중 음악 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이다. 5월 포크와 동요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8월 록 앤 힙합, 10월 재즈와 트로트 페스티벌 등이 준비되어 있다. 이밖에도 지하에는 AV룸, 다목적실과 체험실이 마련된다.

지난 12월 26일, 노래박물관 후원회 준비위원회는 신라호텔 다이너스티 홀에서 노래박물관의 준공을 기념하는 후원의 밤을 가졌다.

SBS 김범수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 행사에는 재단법인 노래의 섬 이중환 이사장, 김지평, 안다성, 남백성, 윤일로, 최희준 등의 원로가수들, 설계를 맡은 이범재 단국대 교수, 국회의원 정병국, 양경자 의원, 노래박물관 개관준비 팀장인 대중음악평론가 강헌 교수 등 6백여 명의 관계자와 후원자가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이계경 노래박물관 건립단장은 “우리는 힘들고 외롭고 기쁠 때 노래를 듣지만 그것을 만든 음악가는 잊고 산다. 이제는 우리가 후대에 노래와 음악에 대한 자료를 전해줄 때다. 4년 전 노래박물관 건립을 위한 발기인대회를 가진 이후 국고지원 33억원을 비롯하여 60억원을 들여 노래의 섬 남이섬에 8백 평 규모의 노래박물관을 준공했다. 그러나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노래박물관의 완성을 위해서는 아직 8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후원의 밤에는 한영애, 신관웅 쿼텟, 최희준, 이미배, 나윤선, 한대수, 김도향의 공연이 자리를 빛냈다.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여성싱어 한영애는 “선배 가수들의 올곧은 노래 정신을 보존하고 이어갈 수 있게 돼 기쁘다”라고 하며 <푸른 칵테일의 향기>와 리메이크곡 <봄날은 간다>를 불렀다. 유럽을 무대로 활약하고 있는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은 “프랑스에서 공부할 때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악들을 직접 듣고 공부할 수 있어 좋았다. 우리나라에도 세계적인 노래박물관이 세워져 모든 사람들이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윤도현, 신해철 등 음악인들도 영상편지를 전했다.

대중가요는 오랫동안 '딴따라'로 천대받던 장르다. 그러나 20세기 한국의 문화예술을 짚으면서 빼놓을 수 없는 분야이며, 일상의 우리를 위로하고 힘을 북돋는 예술이기도 하다. 흩어져 있던 자료를 갈무리하고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료를 접할 수 있다면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다. 노래박물관과 노래의 섬의 발전을 기대해본다.

최예정 기자shoo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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