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채소 기르기 ⓒ박효신
새싹채소 기르기 ⓒ박효신

요즘 서울 나들이 할 때마다 느끼는 건 ‘도시에서는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정말 멀쩡하고 한참 더 쓸 수 있는 것들이 마구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 이런 것들이 아까워서 주섬주섬 챙기다 보면 돌아올 때는 으레 내 커다란 가방이 가득 찬다. 그중에서도 내가 많이 활용하는 것이 일회용 투명컵이다. 커피 전문점 등에서 커피, 과일 쥬스나 아이스크림 담아 주는 투명한 일회용 컵은 예쁘기도 하려니와 뚜껑이 있어서 깨끗이 씻어서 말려 두면 참 요모조모 편리하게 쓸 수 있다.

1. 스카프 보관 용기로 쓰면 참 편리하다

스카프를 돌돌 말아 담아 놓으면 한 눈에 들어오니까 찾아 쓰기 좋다. 특히 봄이 되면 자주 쓰는 스카프를 컵에 담아 나란히 경대 위에 올려 놓는다. 여기저기 찾지 않이도 되어서 휙 두르고 나갔다가 돌아와서는 다시 돌돌 말아 컵에 담아 놓으면 진짜 편하다. 뚜껑이 있어 먼지도 안 내려앉고 돌돌 말아두니까 구겨짐도 없어서 좋다.

2. 새싹채소 기르기 딱이네

새싹 채소 일회분 기르기 안성마춤 용기가 된다.

4개의 컵에 각기 다른 씨앗을 파종하여 일주일 내지 열흘 후면 4인분의 새싹 비빔빱을 만들 수 있다.

컵의 밑에서 2센티 쯤 올라온 부분에 맞게 화분 구멍 막이 망을 잘라 헝겁이나 키친타월 몇 겹을 싸서 넣고 그 선까지 물을 부어준다. 그 위에 불려 두었던 씨앗을 뿌려 두면 며칠에 한 번 씩만 물을 주어도 잘 자란다.

망이 없으면 그냥 바닥에 키친타월 몇 겹 깔고 물 흠뻑 주어 씨앗 뿌려도 됨다. 컵 바닥에 키친타월 몇 겹으로 접어 깔고 물 흠뻑 뿌린 후 씨앗 뿌려 뚜껑 덮어두면 하루 만에 싹이 쏙쏙, 일단 발아되면 뚜껑은 벗겨 햇빛 잘 드는 곳에 놓아두고 일주일만 되면 새싹 비빔밥도 해먹고 새싹 샐러드도 해먹고... 보는 재미 먹는 재미가 근사하다. 

스카프 보관 용기 ⓒ박효신
스카프 보관 용기 ⓒ박효신

 

3. 씨앗 보관용기로 안성맞춤

잘 둔다고 둔 씨앗 어디다 둔 줄 몰라 찾아헤맨 적 있을 것이다. 나는 호박, 수세미, 옥수수, 나팔꽃, 한련화 등 씨앗들을 이 컵에 보관한다. 투명하여 열어보지 않아도 무슨 씨앗인지 금방 알을 수 있고 냉장고에 차게 보관하여야 할 씨앗도 뚜껑 덮어 넣어두면 냉장고 문 열 때마다 보게 되니 파종시기 놓치지 않는다.

4. 견과류 담아 놓고 먹기 참 좋다

난 수확한 땅콩 호두 등 견과류를 재활용 일회용 컵에 담아 놓고 먹는다. 그리고 먼 곳에서 찾아오시는 손님들 돌아가실 때 "차에서 심심풀이로 드세요" 하면서 농사지은 땅콩이나 호두를 컵에 담아드리면 무척 좋아 한다. 마치 백화점에서 비싸게 파는 명품 견과류같이 보여 주는 나도 받는 손님들도 감동하기 일쑤다.

일회용 용기는 정말 자원 낭비에다 환경 오염까지 유발시키니 쓰지 않는 것이 좋지만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오는 것들을 재활용한다면 다른 자원을 아낄 수 있으니까 차선책은 되지 않을까. 

박효신<br>
박효신<br>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