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 4·7 재보궐선거 참패 뒤
박원순‧오거돈 성폭력 사건 피해자에 첫 공식 사과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 내용 없는 텅 빈 사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신임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방명록에 남긴 사과 글을 두고 논란이다. 4·7 재보궐선거 참패 뒤 ‘박원순‧오거돈 성폭력 사건’ 피해자에 대한 당 차원의 첫 공식 사과였으나 장소와 내용, 형식 모두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진정성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열들이시여! 국민들이시여! 피해자님이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윤 위원장이 이날 현충원 방명록에 남긴 글이다. ‘피해자님’은 “이번 보궐선거의 발생 이유가 됐던 피해자분들을 언급한 것”이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윤 위원장은 “우리 당이 그분들에 대해 충분히 마음으로부터 사과를 드리지 못한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고 그분들을 찾아가거나 뵙자고 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신원이 밝혀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릴 수 있는 적당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4·7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당 쇄신을 약속한 윤 위원장이 선거의 원인이 된 사건에 대해 선거 이후 보름 만에 뒤늦게 사과를 한 것이다. 그러나 윤 위원장이 “그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릴 수 있는 적당한 곳”이라고 설명한 현충원은 순국선열을 기리는 곳이고, “선열과 국민, 피해자”를 동시에 호명하며 구체적으로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앞서 박원순 사건 피해자는 20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식 사과를 받고 “지금까지 제가 받았던 사과는 에스엔에스에 올린 입장문이거나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코멘트 형식의 사과였다”며 “무엇이 잘못이었는가에 대한 책임 있는 사람의 진정한 사과였고, 제 입장을 헤아려 조심스럽게 말씀하시는 모습에 눈물이 났다”고 밝힌 바 있다.
오 시장은 이날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에게 공식 사과하며 사건 발생 직후 사건 처리와 2차 가해에 대한 서울시 차원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피해자의 업무 복귀를 위한 조치와 재발 방지 시스템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