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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아이와 함께 문제해결을 하도록 힘쓰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우리교육 최승훈>

얼마전 한 아버지가 6살 난 딸을 폭행, 췌장이 파열된 사건이 있었다. (본지 752호) 이 사건을 접한 대부분의 부모들은 “말도 되지 않는다. 어느 정도로 때렸길래”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사건의 전말을 자세히 보면 딸이 구구단을 열 번 쓰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어머니 말을 듣지 않았다는 이유다.

그 전에는 반찬투정을 한다며 어머니가 종아리를 때렸다고 한다. 만약 아이가 췌장이 파열되는 일만 없었다면 일반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반찬 투정하는 아이, 약속을 어긴 아이에 대한 부모의 교육적 체벌 정도로. 이처럼 체벌과 아동학대라는 아슬아슬한 틈에서 부모들은 고민스럽다.

지하철 안에서 뛰며 장난치는 아이, 식당에서 이리저리 다니며 뛰는 아이, 골고루 먹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했지만 결국 햄만 골라 먹는 아이 등. 부모가 몇 번 주의를 줘도 듣지 않는 아이를 볼 때 순간순간 절로 매에 손이 가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과연 매는 나쁜 것인가.

아동권리추진위원회(위원장 이양희)에서는 지난 17일부터 23일 일주일 동안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아동권리주간을 선포해 아동들이 살기 좋은 세상 만들기 '약속을 지켜주세요'라는 주제의 캠페인을 열었다. (사)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역시 창립 14돌을 맞아 얼마 전'체벌금지를 위한 법개정'토론회를 열었다. 이는 아동권리의 중심에 '체벌'이 있음을 보여준다. 왜냐면 체벌은 아동의 '잘못'에 대한 어른들의 정당한 대응이며 이는 '교육과 훈육'의 한 방법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특히 어른들은 '때리지 않으면 버릇이 없어져''나도 우리 부모님한테 맞고 자랐어. 생각해보면 그 덕분에 나쁜 길로 접어들지 않고 이렇게 자랐어''아이의 안전 때문이지. 위험한 물건 만지고, 찻길로 뛰어들고. 따끔하게 야단쳐야 위험한 일을 하지 않는다니까''아이 교육은 부모 맘이지. 내자식 내가 때리는데 누가 뭐라고 해'등 여러 이유로 아동을 체벌한다.

각종 조사에 따르면 맞은 직후의 아동들은 어른들의 바람대로 할 수 있지만 왜 맞았는지 기억하지 못할뿐더러 잘못된 행동을 근본적으로 고칠 수 없다.

이젠 아동들에게 어른이 요구하는 행동을 권하지 말고 어른들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볼 때다.

동김성혜 기자do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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