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연, 모니터링 실시…여성정책 언급 50명 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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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안국동 걸스카우트회관에서 여성정치 참여 확대방안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이 발표하는 가운데 취재진과 참석자들이 발표문을 보고 있다. <사진·이기태>

16대 국회 3년 6개월 동안 양성평등을 다룬 법이나 정책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발언한 의원은 몇 명이나 될까. 50명이다. 이 가운데 구체적인 지적을 한 이는 38명인데, 그나마 12명은 여성의원이다.

16대 국회 남성의원 256명 중 14퍼센트만이 여성문제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수치는 김상희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가 16대 국회가 개원한 2000년 4월부터 이달 1일까지 3년 반 동안 본회의, 상임위원회 회의, 소위원회, 국정감사 등을 모니터한 결과 드러난 것들이다. 김 대표는 18일 한국여성단체연합이 '국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주제로 연 16대 국회 여성정책 모니터 토론회에서 “여건이 많이 좋아졌다는 16대 국회에서도 양성평등 관련 법 제개정과 정책활동은 여전히 난항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남성의원에 견줘 전문성과 활동성이 높은 여성의원을 늘리는 게 대안”이라고 밝혔다.

▲모니터 결과=김 대표는 “발언을 한 50명엔 반대의견도 포함돼 있는 것을 생각하면, 의원 대다수가 양성평등 관련 정책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얘기”라며 “의원들에게 여성관련 현안을 알리는 여성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의미있는 발언을 한 의원 50명 가운데 통계자료나 근거를 제시한 이는 9명에 불과했고, 이 가운데 66퍼센트는 여성의원이었다. 9명 중 71퍼센트는 비례대표로 나타나, 비례대표가 지역구 의원보다 여성관련 정책에 대해선 전문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16대 국회에서 호주제 폐지 등 여성현안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한 이도 집계됐다.

한나라당 심규철·최병국·김학원 의원은 호주제 폐지를 반대했고, 한나라당 김무성·조희욱 의원은 모성보호관련법을 개정하는 데 반대의견을 냈다. 이 밖에 최병국 의원(동성동본금혼 삭제 반대), 민주당 함승희 의원(남녀평등 상속제도 비판), 한나라당 김기춘 의원(여성농업인육성법안 반대), 열린우리당 김영춘 의원(여성과학인육성법 반대)도 부정적 발언을 한 이들로 꼽혔다.

이미경 전 의원과 한나라당 전재희·김정숙 의원은 양성평등 법정책 지지활동에서 우수한 활동을 한 의원으로 뽑혔다.

▲대안=김 대표는 “분석 결과에서 보이듯, 여성의원이 양성평등에 관해선 전문성이 높다”며 “여성의원 수가 절대적으로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날 전체 의석수를 299석으로 늘리고 지역구 대 비례대표 비율을 1대1(혹은 2대1)로 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지역구 여성공천 30% 의무화, 경선 때 여성후보 20% 가산점 부여, 경선공영제 도입, 여성정치발전기금 축적 등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특히 국회의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정책활동을 의무화하고, 국회 안에 입법지원처를 만들자고 주문했다.

배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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