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정치개혁 '대세'…입법화 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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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원기 기자>

비상시기에 중책 맡아'개혁안' 당무위 관철

조직 추스르기 등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요즘 더 바빠졌다. 공석이던 여성위원장을 다시 맡았고, 위원장이 되자마자 오래 묵었던 여성관련 정치개혁안을 당무위원회에서 관철시켰다. 당내 여성조직을 추스르는 산행 행사를 치르고, 맑은정치네트워크 발족식 등 여성계 정치관련 행사에도 참석하느라 분주했다.

최 위원장은 5일 민주당 당무위원회를 통과한 정치개혁안과 관련, “많은 여성들이 민주당의 행보를 지켜보는 만큼, 진취적인 여성정치 개혁안을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며 “저력과 정통성을 가진 민주당의 개혁행보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98년 여성계 대표로 당시 국민회의 정치개혁위원회에 시민사회 대표로 참여해 여성할당제(지방선거) 같은 개혁안을 주창하고 관철시킨 주인공. 16대 국회에 진출한 뒤인 2001년엔 민주당 당헌·당규개정분과위원으로 활동하며 국회의원 비례대표 여성 30%를 홀수순번으로 할당하는 내용과 지역구 여성공천 30% 할당노력 조항을 당헌·당규에 반영시켰다.

“요즘은 비상시기라서 누구라도 바쁘게 일한다”는 최 위원장을 6일 국회에서 만나 민주당의 여성 정치개혁안에 대한 설명과 근황을 들었다.

-당 여성위원장을 다시 맡았다.

“2001년에 이어 두 번째인데, 어깨가 무겁다. 지금은 비상시기고, 할 일이 많은 때다. 정치개혁을 위해 국회의원들이 기득권을 버려야 할 때다.”

-5일 당무위원회를 통과한 정치개혁안 가운데, 여성관련 내용은 어떤건가.

“비례대표 국회의원 5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고, 1번부터 홀수순위에 여성을 배정하기로 했다. 지역구 30% 할당의 경우, 경선에서 여성이 남성 후보와 공동 1위를 하면 여성을 후보자로 확정하고 여성이 2위일 때는 득표수의 20%를 더 주는 내용들이다.”

-여야가 입법으로 풀어야 할 것도 있는데.

“여성전용구제 도입 입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전국 227개 선거구 가운데 10%인 23개구를 따로 정해 여성만 따로 뽑는 것이다. 비례대표 의원을 50% 추천하지 않거나, 홀수순번에 배정하지 않으면 중앙선관위가 아예 후보등록 접수를 받지 않는 내용도 입법하기로 했다.”

-지역구의 경우는 어떤가.

“지역구 의원 30% 할당을 잘 지킨 정당엔 국고보조금을 추가 지급하고, 이를 실천하지 않는 정당은 보조금을 깎도록 정당법에 명시하는 게 필요하다. 보조금을 줄 때는 여성 국회의원 몫을 보통보다 3배 넘게 주는 방안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또 보조금 일부를 여성정치발전기금으로 쓰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당직과 관련한 내용은.

“주요 당직에 여성을 30% 의무적으로 배치토록 했다.정치역량을 갖춘 여성후보 발굴과 개발을 위해 여성리더십개발원을 운영키로 했다.”

-당내 반대의견은 없었나.

“많은 의원들이 경선에서 2위를 한 여성후보에게 20% 가산점을 줘 후보로 확정해도 본선에서 상대에게 진다면 무슨 도움이 되겠냐고 했다. 왜 민주당이 먼저 나서냐는 얘기였다. 하지만, 나는 역사적으로 지금까지 민주당이 늘 진취적이고 개혁적인 여성정책을 먼저 추진해 한국사회에서 여성에게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지도부도 이에 수긍했고, 결국 비상대책위원회와 최고위원회를 거쳐 당무회의까지 통과했다.”

-입법사항이 국회를 통과하는 게 중요할텐데.

“사실 지금 정치개혁 바람이 불고 있지만, 여성관련 방안은 98년 정치개혁위원으로 일할 때 낸 것들과 거의 유사하다. 이와 더불어 중대선거구제도 역시 여성의 대표성을 확보하는 데에 좋은 제도이므로 도입되어야 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당론이다.”

-열린우리당으로 사람들이 빠져나간 뒤의 당 분위기가 궁금하다.

“위기가 닥치면 여성이 전사가 된다는 말이 있다. 당이 어려운 만큼 50년 역사를 지닌 정통 민주당을 만들고 이끌고 지켜 온 여성들이 앞장서서 민주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내년 총선에서 당당한 원내 제1당을 만들어낼 것이다. 우리 민주당을 재건하는 힘은 지금까지 당을 뒷받침해 온 여성들의 노하우와 저력에서 나올 것이다.”

-김민석 전 의원이 복당신청을 했다.

“여성들 스스로가 지역구 출마를 많이 망설이는 풍토에서 지역구 관리를 해온 여성이 있는데 여성위원장으로서 그 여성을 적극적으로 밀어 주어야 하지 않겠나.”

-총선 계획은 어떤가.

“여러 가지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

배영환 기자ddarijo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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