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도 심의회 위원 여성 40% 이상 확대 방침에
“이상한 이야기” 비판해 파문
‘여성 비하’ 모리 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 두둔도
일본의 한 대기업 회장이 언론 기고에서 ‘여성은 주부로서 역할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는 취지로 주장해 빈축을 샀다. 비판이 쏟아지면서 해당 언론사는 문제가 된 부분을 삭제됐다.
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통신 기업 인터넷이니셔티브재팬(IIJ)의 스즈키 코이치(74) 회장은 지난 2일자 니혼게자이신문 인터넷판에 ‘중요한 일, 가사(家事)를 잊고 있다’는 제목의 경영자 칼럼을 실었다.
이 글에서 코이치 회장은 도쿄도 심의회 위원 여성 비율을 4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한 방침을 두고 “이상한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남녀 불문 급하게 쌓은 ‘벼락 지식’으로 말을 얹는 심의회 위원에 임명되는 것보다 여성이 전통적인 주부 일을 철저하게 하는 것이 더 어렵고, 인간으로서 가치를 높이는 일이며, 일본의 미래에도 훨씬 중요한 일”이라고 썼다.
이어 “(이 말을) 입에 담으면 비판받을 것 같다”면서도 “남녀차별을 없애자면서 눈앞의 모양새만 추구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 같다”고 주장했다.
칼럼이 게재된 뒤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서는 캡처본 등이 공유되면서 ‘시대착오적 주장’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니혼게자이는 당일 오후 문제가 된 부분을 삭제했다.
코이치 회장은 지난달 16일 ‘이러다가 모차르트도 상연 금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최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직을 사임한 모리 요시로(83)를 두둔하는 취지의 주장을 펴기도 했다. 모리 전 위원장은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여성 비하 발언이 논란이 돼 사퇴했다.
그는 해당 칼럼에서는 “모리 요시로의 발언을 놓고 ‘여성 멸시’라고 야단이다”라며 “이런 식으로 가다간 약혼녀의 정절을 시험한다는 내용의 모차르트 오페라 ‘코지 판 투테(여자는 다 그래)’도 여성 멸시 작품으로 일본에서 공연이 금지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