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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개발을 할 때 인맥 쌓기는 중요한 화두. 숙대 IVYS 회원들은 교수나 기업에 나간 선배들에게 사회 진출에 관한 도움을 얻는다. <사진·민원기 기자>▶

'인적 네트워크' 넓을수록 취업 쉬워

'빽''청탁'등 부정적 이미지도 사라져

엊그제, 어제, 오늘… 늘 똑같은 사람들과 점심 식사를 한다면 당신은 '인맹(人盲)'일 가능성이 높다. 인맹이란 인맥지수를 100점 만점으로 봤을 때 가족과 몇몇 친구 외에는 거의 모임이 없는 40점 이하의 사람들을 말한다.

IMF를 능가하는 최대의 실업난, 연봉제 정착으로 더욱 활발해진 이직, 갈수록 전문화 다양해진 직업 세계는 직장인들에게 끊임없는 자기 개발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무기는 신속 정확한 정보망.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정보 네트워크가 없으면 무인도에 혼자 남겨진 '로빈슨 크루소'일 뿐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재능보다 뛰어난 인맥이 있다는 것. 그리고 인맥은 재능을 표출할 기회를 준다.

최근 경력 개발에서 이런 인맥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 헤드헌팅 전문업체 HR코리아가 경력 3년차 이상인 직장인 11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96%가 '직장 생활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 인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대화 상대만 등록하면 온라인으로 언제든지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관리할 수 있는 msn메신저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가 하면, 연세대 GMT, 고려대 FES, 서울대 MCSA, 한양대 HESA, 숙대 IVYS을 비롯해 대학 안에는 경력 개발을 위한 정보 교류와 인맥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동아리도 생겨나고 있다. 대학 안에 이런 동아리들은 실제 취업률이 높아 입회 경쟁률도 상당하다. 신입 회원을 선발할 때 영어 인터뷰와 면접을 하며 입회 기준을 까다롭게 정할 정도다.

하지만 인맥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만큼 실제 사람들은 인맥 관리를 잘 할까. 대답은 '아니다'이다. 인맥이 필요하다고 답한 사람 중 66%는 '인맥 관리를 잘 못한다'고 답했다. 이런 배경에는 이제껏 인맥이란 '빽'처럼 대단하거나 혹은 '청탁'처럼 지저분하게 여겨지고 특히 여성들에게는 세력화를 위한 숙제처럼 무겁게 느껴지는 면도 없잖아 있었다.

남성 중심적 사회에서 인맥은 '혈연''지연''학연'세 가지로 대변됐다. 상하수직 관계가 명확한 정치·경제계에서 일을 성사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인맥을 통한 뒷거래와 접대 문화, 상납 따위가 문제가 돼 사람들은 인맥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해 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현대 산업 사회의 조직은 변화에 민감하며 상황에 따라 빠르고 유연하게 변할 수 있는 조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 관계 역시 과거 상하 획일적이고 수직적인 틀에서 벗어나 개성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수평적인 관계로 나아가게 마련. 이제 인맥은 '수평적인 인간 관계의 확장'으로 그 의미가 바뀌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인맥지도를 그려라>(아라크네)를 쓴 유용미씨는 “인맥을 소중한 사람들과 자기 계발을 도모하는 밑거름이라는 긍정적인 인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직장 생활에 도움과 즐거움을 주고 나아가 인생에서 시야를 넓혀준다”고 강조한다.

인맥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다양하게 정보를 교류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부가적으로 얻게 되는 경쟁력이라는 것. 그리고 그런 경쟁력은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한 달에 하루 정도 '네트워킹 데이'를 정해 소식이 뜸했던 사람들에게 전화나 메일을 보내거나 짧은 점심시간에 함께 식사를 하는 것부터 인맥 관리는 시작된다. 그리고 명함꽂이나 주소록을 자기에게 맞게 꼼꼼하게 만들다 보면 인맥 관리 정보시스템은 쉽게 만들어진다. 유씨는 “인맥 관리는 어렵고 두려운 게 아니”라며 “늘 자신과 주변을 의미 있게 관찰하고 점검하는 것이 자신의 삶을 발전시키는 방법”이라고 귀띔한다.

감현주 기자soon@womennews.co.kr

●온라인 인맥 다이어리 시스템

▲세븐데이즈(www.7days.co.kr)

미국 프랭클린코비사의 한국 파트너인 한국리더십센터와 협력해 만든 사이트로 목표 관리와 주소록 관리가 가능하다.

▲다이어리킷(www.diarykit.com)

인터넷을 통해 개인 정보를 관리해 주는 유용한 사이트로 개인 비서의 몫을 한다. 웹상에서 지원되는 모든 서비스를 PDA를 통해 사용할 수 있는 다이어리킷 PDA 서비스도 지원한다.

▲타임글라이더(www.timeglider.com)

스케줄, 주소록, 일기장, 앨범 등 개인정보 관리와 인맥 관리를 위한 명함이 특징이다. 특히 가족·친척의 가계도와 연결되는 주소록은 아웃룩 익스프레스에 직접 올릴 수 있다.

▲쿠쿠박스(www.kukubox.com)

주소록에 있는 지인들의 인맥관계를 5단계까지 검색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아는 사람이 있을 경우 주소·전화번호·e메일을 주소록에 등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인맥 관리 십계명

1. 한 시간에 한 번은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라.

2. 하루에 한 번은 인맥 다이어리를 점검하라.

3. 이틀에 한 번은 감사 메일을 보내라.

4. 사흘에 한 번은 점심 약속을 하라.

5. 1주일에 한 번은 인맥 다이어리를 점검하라.

6. 한 달에 한 번은 네트워킹 데이를 만들어라.

7. 석 달에 한 번은 엔돌핀 메이커로 거듭나라.

8. 6개월에 한 번은 명함을 정리하라.

9. 1년에 한 번은 노는 물을 점검하라.

10. 3년에 한 번은 자신을 표현하는 키워드를 업데이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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