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 파티』

ⓒ궁리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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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자유로워. 나는 자유야. 바람처럼 자유라고.” 그러자 이제 이 떨리고, 요동치고, 신나고, 펄럭이는 세상이 모두 그녀 차지였다. 그녀의 왕국이었다. 그래, 그렇지, 나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니야. 오직 인생의 것이지.” (「뜻밖의 사실」 중에서)

버지니아 울프가 감탄한 단편소설의 대가, 캐서린 맨스필드(1888~1923)의 단편선이다. 여성 작가가 능동적인 여성의 모습을 그려나가는 작품들을 골라 출간하는 궁리출판사의 ‘에디션F’ 시리즈 중 7번째 책이다. 여성들의 불안을 그려내는 데 탁월했던 맨스필드의 대표작이 총 9편 수록됐다. 

20세기 단편문학의 정수로 꼽히는 『가든 파티』의 표제작 「가든 파티」는 어느 맑은 날, 가든 파티를 준비하던 ‘로라’에게 닥친 예기치 못한 소식을 통해 몰랐던 세상을 열어젖힌 소녀의 감정을 그린다. 「어린 가정교사」는 밤기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여성의 불안과 악몽 같은 경험을, 「브레헨마허 부인, 결혼식에 가다」는 정신없는 외출 준비 끝에 참석한 결혼식에서 고단하고 절망적인 결혼생활의 현실을 바라보는 여성의 내면을 다룬다. 

맨스필드는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19세에 영국으로 건너가 작품 활동을 했다. 34세의 나이에 결핵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80여 편의 단편소설을 끊임없이 써냈다. 버지니아 울프, 제임스 조이스, T.S.엘리엇 등과 함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 작가로 알려졌다. 

맨스필드는 가장자리를 서성이는 변방인의 마음과 날카로운 시선으로 복잡 미묘한 인생사를 작품에 녹여냈다. 특히 여성, 출신지, 계급 등의 문제를 가로지르며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는 여성들의 내면을 현실감 있게 표현해낸 작가로 평가된다. 

캐서린 맨스필드/정주연 옮김/궁리출판사/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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