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梨院)학술제 '남성성을 말한다'

한국 사회 남성들은 과연 변하고 있는가. 지난 22일 오후 7시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주최 학술제 '난 괜찮은(?) 남자다'에서는 남성성을 주제로 한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

“젊은 남성들이 스스로를 규정하는'괜찮음'의 방식”은 무엇일까. “괜찮음의 방식이 보수적인 남성들과 자신들을 구분짓는 하나의 방편이며, 그들의 여성 이해가 기존의 남성적 질서를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새롭게 등장하는 남성성과 그 의미 변화가 긍정적인 의미에서 발전, 진보로 연결될 수 있는지 의심해볼 여지가 있다”는 문제제기로 시작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사이버 속에서의 남성성, 섹스와 폭력을 통해 이루어지는 남성성의 구성 방식 등이 논의됐다.

흔히 폭력적이고 과잉된 남성적 행태로 일컬어지는 '마초이즘'의 사회적 현상은 줄지 않고 있다. '꽃미남'이 등장하고 '부드러운' 남성이 인기를 끌어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휘되는 '마초성'은 여전히 남성문화의 주를 이룬다.

특히 인터넷상에서 난무하는 온갖 욕설과 여성비하, 성희롱 언어들은 현실에서 분출할 수 없는 남성들의 성차별적 욕망이 사이버 상에서 출구를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자들이 변하고 있다(?)'를 주제로 발표한 한겨레신문 신윤동욱 기자는 “20~30대에게 꽃미남 코드는 강력하다. 과잉 재현된 남성성의 이미지는 이제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그러나 여전히 숱한 드라마-주로 40대 이상이 즐겨보는-에서 전통적인 가부장의 이미지는 완강하게 버티고 있다”면서 “젊은 층이 즐기는 드라마에서도 가부장은 때때로 희화화되지만 결정적인 국면에서는 여전히 권력을 잃지 않고 있다. 가부장은 희화화도 가부장제의 틀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지적했다.

둘째 날인 23일 오후 7시에는 '남성성을 보여주다'의 테마로 군사문화를 비판한 부성철 연출 <치열한 전투>, 황종원 연출 <밀리터리 탱고>와 산업화 시기 아버지 세대의 이야기를 담은 임성운 연출 <신 동양 수-퍼맨>등의 단편 영화가 상영됐다.

임인숙 기자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