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영화 사랑법] 팬데믹 뚫고 우리에게 당도한 여성영화 10편
[여성영화 사랑법] 팬데믹 뚫고 우리에게 당도한 여성영화 10편
  • 강푸름 퍼플레이 콘텐츠팀(퍼줌 에디터)
  • 승인 2020.12.26 08:00
  • 수정 2021-01-05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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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올해의 여성영화 10’

겪어본 적 없는 팬데믹 시대에 영화계도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렸다. 그래도 그 힘든 시기를 뚫고 우리 곁에 당도해준 영화들이 있다. 특히 올해에도 여성영화의 바람은 끊이지 않고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가로지르며 다양한 이야기들로 우리를 울고 웃겼다. 여성영화 열풍 속에서 올해 더욱 사랑받은 여성영화를 소개한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스틸컷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스틸컷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감독 셀린 시아마/주연 아델 에넬·노에미 멜랑)
사랑을 이토록 아름답게 그려낼 수 있을까. <워터 릴리스> <톰보이> <걸후드> 등 전작들을 통해 소녀들의 성과 정체성, 욕망을 이야기해온 셀린 시아마 감독이 이번에는 성인 여성들의 사랑이 담긴 시대극을 선보였다. 황홀한 사랑의 기억은 그 자체로 찬란한 작품이 되고, 스크린을 타고 전해지는 강렬한 사랑의 기운은 온몸의 감각을 일깨운다. ‘엘로이즈’와 ‘마리안느’가 완성한 사랑의 초상은 영원한 걸작으로 남을 것이다. 

 

‘정직한 후보’ 스틸컷
‘정직한 후보’ 스틸컷

 

‘정직한 후보’(감독 장유정/주연 라미란)
거짓말이 일상인 국회의원 ‘주상숙’이 어느 날 갑자기 벼락을 맞은 뒤 진실만을 말할 수밖에 없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코믹하게 그려낸 작품. 겉과 속이 다른 뻔뻔한 주상숙에게서 사랑스러움과 귀여운 매력을 발견했다면 그건 라미란이 캐릭터에 불어넣은 숨결 덕분일 것이다. 70여 개의 필모그래피를 통해 내공을 갈고닦아 어느덧 믿고 보는 배우가 된 라미란과 로맨스, 코미디 등 장르를 넘나들며 감성적이고 유쾌한 연출력을 보여주는 장유정 감독의 만남은 찰떡 케미를 자랑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 스틸컷
‘찬실이는 복도 많지’ 스틸컷

 

‘찬실이는 복도 많지’(감독 김초희/주연 강말금)
너무 힘들어 모든 걸 포기하고 싶어질 때 이제 나는 ‘찬실’을 떠올릴 것이다. 때론 방황하며 비틀거릴지라도 이내 자신의 페이스를 되찾아 굳건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 40대 여성의 좌충우돌 성장기는 그래서 소중하고 또 소중하다. 강말금에게 찬실을 맡긴 감독의 천재적인 안목과 찬실의 매력을 120% 살려낸 배우의 연기력이 빛을 발하고, 감독 특유의 유머 코드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조화를 이루며 실직과 꿈에 대한 이야기가 호쾌하고도 따뜻하게 그려졌다. 

 

‘야구소녀’ 스틸컷
‘야구소녀’ 스틸컷

 

‘야구소녀’(감독 최윤태/주연 이주영)
“전 해보지도 않고 포기 안 해요.” 천부적인 재능과 끝까지 해내겠다는 의지를 지닌 이의 이야기는 언제든 가슴을 울리기 마련이지만,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여성이 되면 과몰입을 하며 눈물을 줄줄 흘리게 되는 것이다. 고교 야구팀 소속 ‘주수인’은 최고구속 134km라는 기록을 가졌지만,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평가받을 기회조차 쉽게 얻지 못한다. 그러나 냉혹한 현실에도 굴하지 않고 끈질기게 내달린 그는 결국 자신이 바라던 미래를 쟁취한다. 수인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관객들의 마음에 직구를 날린 이주영의 매력이 어김없이 발휘되는 작품. 

 

‘남매의 여름밤’ 스틸컷
‘남매의 여름밤’ 스틸컷

 

‘남매의 여름밤’(감독 윤단비/주연 최정운)
노을 지는 어스름한 여름밤, 슈퍼마켓 앞 정자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저녁, 오래된 2층 양옥집 마당 앞 식물들에 물을 주는 햇볕 내리쬐는 낮. ‘남매의 여름밤’은 장면들이 주는 정취와 냄새로 기억된다. 방학 동안 아빠, 남동생과 함께 할아버지 집에서 지내게 된 ‘옥주’는 그 여름 상실과 아픔을 경험하며 한 뼘 더 성장한다. 중학생 여자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세상은 때론 이상하고 때론 무색하며 때론 아름답다. 담백하면서도 묵직한 울림을 준 이번 작품에 이어 감독이 앞으로 창조해낼 영화 속 세계가 벌써 기다려진다.

 

‘69세’ 스틸컷
‘69세’ 스틸컷

 

‘69세’(감독 임선애/주연 예수정)
‘노년 여성의 성폭력 피해’라는 문제를 담담하고 예리한 시각으로 풀어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젊은 남자 간호조무사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은 ‘효정’은 고민 끝에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려 한다. 하지만 피해자를 향한 편견은 너무나 공고하고 특히 ‘노년’ 여성의 피해는 ‘없는 일’로 치부된다. 감독은 이러한 현실을 차분하면서도 꼿꼿하게 이야기하고, 예수정의 연기는 극의 무게를 잡아주며 용기를 내어 한 발 내딛는 이의 단단함을 진실하게 보여준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스틸컷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스틸컷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감독 이종필/주연 고아성·이솜·박혜수)
1995년, 입사 8년 차지만 ‘말단’인 여직원들이 회사를 상대로 통쾌하게 맞짱 뜬다! 그 시절 여성들이 겪은 사내 불평등, 회사의 악행, 내부고발 등 자칫 분위기가 무거워질 수 있는 소재를 영화는 코미디를 기반으로 영리하게 엮어냈다. 뚜렷한 매력으로 똘똘 뭉친 ‘이자영’(고아성), ‘정유나’(이솜), ‘심보람’(박혜수)은 올해 관객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어쩌다 영웅’이 된 이들의 외침을 다시 한번 떠올려본다. “아이 캔 두 잇! 유 캔 두 잇! 위 캔 두 잇!” 

 

‘웰컴 투 X-월드’ 스틸컷
‘웰컴 투 X-월드’ 스틸컷

 

‘웰컴 투 X-월드’(감독 한태의/출연 최미경)
아빠의 사망 이후 10여 년이 지났다. 그런데 엄마는 시아버지를 모시고 산다. 도대체 왜…? 자신을 희생하며 ‘시월드’에 남아 있는 엄마가 감독은 궁금했다. 카메라를 들어 엄마를 찍기 시작한 뒤에야 전에는 몰랐던 인간 ‘최미경’의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최미경의 세계를 비로소 이해하게 된 딸이 보내는 힘찬 응원과 씩씩하게 홀로서기를 해내는 엄마.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존재인 모녀가 보여주는 애정 가득한 ‘티키타카’로 올해 가장 사랑스러운 다큐멘터리가 탄생했다. 

 

‘내가 죽던 날’ 스틸컷
‘내가 죽던 날’ 스틸컷
‘내가 죽던 날’ 스틸컷
‘내가 죽던 날’ 스틸컷

 

‘내가 죽던 날’(감독 박지완/주연 김혜수·이정은·노정의) 
삶의 벼랑 끝에 선 여성들이 서로를 끝내 구원하는 서사는 항상 울컥하게 된다. 유서 한 장만 남기고 절벽 아래로 사라진 ‘세진’(노정의)과 그의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현수’(김혜수), 그리고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듯한 ‘순천댁’(이정은). 풀릴 듯 풀리지 않는 비밀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극의 텐션을 높이며 적절한 서스펜스를 유지한다. 미스터리 스릴러의 외피를 띠고 있지만 그 안에는 여성 간의 연대, 삶을 대하는 태도, 지금을 딛고 앞을 향해 나아가는 굳은 결심에 대해 말하는 감독의 따스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애비규환’ 스틸컷
‘애비규환’ 스틸컷

 

‘애비규환’(감독 최하나/주연 정수정)
이전에 본 적 없는 여성 캐릭터를 마주하는 것은 이렇게나 재미있고 또 짜릿하다. 정수정이 분한 ‘토일’은 똑똑하고 말 잘하고 예의는 지키되 눈치는 보지 않는 인물이다. 연하 남친의 아이를 임신하고 5개월이 지난 뒤에야 사실을 알리고도 당당한 토일 때문에 부모는 속이 터진다. “넌 대체 누굴 닮아 그러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친아빠를 찾아 나서는 토일. 하지만 친아빠를 만나고 나서 일은 왠지 더 꼬이고 만다. 부모의 이혼, 새아빠와의 관계, 혼전임신, 결혼, 그리고 엄마와 딸. 이 모든 이야기를 거침없는 연출로 자신감 있게 밀고 나간 감독의 저력이 돋보인다. 

 

*그동안 [여성영화 사랑법]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에는 새로운 영화 기획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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