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의원 “위기 상황에 사려 깊지 못했다” 사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지인들과 마스크를 벗을 채 와인 모임을 가진 사진을 올리고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인스타그램 캡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지인들과 마스크를 벗을 채 모임을 가진 사진을 올리고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인스타그램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임 사진을 올려 물의를 빚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과했다.

윤 의원은 지난 12일 지인 5명과 식사를 하며 와인, 음료 등을 손에 들고 건배를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사진 속 이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윤 의원은 사진과 함께 “길(원옥)할머니 생신을 할머니 빈자리 가슴에 새기며 우리끼리 만나 축하하고 건강기원”이라며 “꿈 이야기들 나누며 식사”라고 글을 썼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비난 여론이 일었다.

와인 모임 논란 이후 윤 의원은 13일 사과문을 게재했다. 인스타그램 캡처.
와인 모임 논란 이후 윤 의원은 13일 사과문을 게재했다. 인스타그램 캡처.

논란이 일자 윤 의원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그는 “12월 7일 월요일은 길원옥 할머니의 94번째 생신이었다”며 “그런데 현재 연락이 닿지 않아 만나 뵐 길이 없어서 축하 인사도 전하지 못했다”는 해명 글을 올렸다. 이어 “지인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나눈다는 것이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 됐다”며 “위기 상황에 사려 깊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그의 해명을 두고 진정성 문제도 일었다. 이날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교수는 자신의 SNS에 “길 할머니 연세 틀린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세상에 생일축하해줄 당사자도 없이 남들만 모여서 생일축하하는 경우도 있느냐”며 “생일 맞은 본인은 없는데 객들이 모여 남 생일 축하파티 하는 것을 봤느냐”고 지적했다.

지난해 정의기역연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길원옥 할머니 생신잔치’라는 제목의 게시글에는 “오늘은 길원옥 할머니의 생신이십니다. 28년생, 만으로 91세 되시는 날입니다”라고 써있다. 길 할머니 생일은 음력 10월 23일로, 올해는 12월 7일이었다.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 의원이) 재판받는 억울함에 할머니를 조롱한 것으로 비친다”며 “일말의 인간다운 마음이 남았다면 할머니 성금부터 최대한 빨리 돌려드리는 게 도리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멈춰버린 이때 국회의원이란 신분으로 위안부 할머니 생신을 들먹이며 우아하게 와인을 마시는 윤미향의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국민의 혈세와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 좌파의 기괴함에 공포심마저 든다”고 썼다.

길 할머니는 윤 의원이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시절 지원을 받았던 위안부 피해 할머니 중 한 명이다. 현재 윤 의원은 길 할머니의 치매 증세를 이용해 기부를 유도한 혐의(준사기)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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