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여성 인재 육성은 시대적 과제, 발등에 떨어진 불"
"기업의 여성 인재 육성은 시대적 과제, 발등에 떨어진 불"
  • 이세아 기자
  • 승인 2020.11.26 10:06
  • 수정 2020-11-30 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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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GC 한국협회 24~25일 ‘2020 코리아 리더스 서밋’ 개최
여성 리더십 향상과 기업 지속가능성 다뤄
5%도 안되는 여성임원...첫단추 꿴 여성할당제 정착 논의
25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 드림홀에서 열린 ‘UNGC 코리아 리더스 서밋 2020’ 둘째 날 행사 현장. (왼쪽부터) 박석범 UNGC한국협회 사무총장, 신준철 여성신문 본부장, 김문주 이화여대 교수, 여지영 SK텔레콤 SV이노베이션 센터 Open Collaboration 그룹장이 ‘분과세션 1 여성 리더십 향상과 기업 지속가능성’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 ⓒUNGC 한국협회 제공
25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 드림홀에서 열린 ‘UNGC 코리아 리더스 서밋 2020’ 둘째 날 행사 현장. (왼쪽부터) 박석범 UNGC한국협회 사무총장, 신준철 여성신문 본부장, 김문주 이화여대 교수, 여지영 SK텔레콤 SV이노베이션 센터 Open Collaboration 그룹장이 ‘분과세션 1 여성 리더십 향상과 기업 지속가능성’을 진행하고 있다. ⓒUNGC 한국협회 제공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우리는 예상보다 더 빠르게 ‘초연결 디지털 혁명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기업은 다양한 젠더·인종 등을 포용하고 모든 자원을 활용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시대다. “여성 인재를 기업의 전략적 파트너로 삼아 함께 성장하는 일은 시대적 과제이자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는 24일부터 25일까지 양일간 ‘2020 코리아 리더스 서밋(2020 Korea Leaders Summit)’을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올해 주제는 ‘뉴노멀 시대의 기업 지속가능성’으로, 인권·노동·환경·반부패·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등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코로나19 이후의 지속가능한 회복과 뉴노멀 시대의 기업 지속가능성 향상 방안을 논의했다. 25일 오전엔 박석범 UNGC한국협회 사무총장, 신준철 여성신문 본부장, 김문주 이화여대 교수, 여지영 SK텔레콤 SV이노베이션 센터 Open Collaboration 그룹장이 ‘여성 리더십 향상과 기업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토론했다.

이화여대 경영대학 ‘성다양성 및 양성 협업’ 연구에 참여했던 김문주 이화여대 교수는 이날 ‘목적 중심의 다양성 경영’이라는 새로운 기업 경영 전략을 제시했다. 기존 경영 패러다임이 “주주 이익을 추구하느라 효율성에 매몰된 남성 중심 전략경영이었다면, 이제는 우리가 지닌 다양성을 포용하고 충분히 활용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시대”라고 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기업 내 다양성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고, 여성 리더를 키울 ‘파이프라인’이 절실하다고 했다.

여성임원을 늘려 기업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기업의 재무성과와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유명하다. (관련기사▶ “여성 임원 늘리면 기업 성과 좋아진다” www.womennews.co.kr/news/74937) 김 교수는 “중간관리자에서 고위관리자로 승진하는 여성 비율이 1% 이상일 때부터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8월부터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여성이사 할당제’가 시행되면서 자산 총액이 2조 원 이상 기업은 이사회를 구성할 때 적어도 한 명 이상의 여성 이사를 두어야 한다. 2019년 기준 자산 총액이 2조 이상인 상장사 143곳 중 79.7%(114곳)는 여성 등기 임원이 없다. 유예기간 2년을 둔 만큼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될 전망이다. 

올해 1분기 상장법인 여성임원 4.5% 그쳐
“여성할당제 시행 앞뒀어도 후보가 없어...
기업·국가가 앞장서서 막힌 길 뚫어야”
“기업 상장 요건에 ‘여성임원 비율’ 넣자” 제안도

길이 생겼다. 문제는 길에 오를 여성 리더를 제대로 양성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김 교수는 “여성할당제 시행을 앞뒀어도 후보가 없다. 중간관리자까지는 잘 올라가도 고위관리자, 임원급부터는 여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0년 1분기 기준 상장법인 2148곳 중 여성 임원이 1명 이상인 기업은 33.5%, 여성 임원은 전체의 4.5%에 그쳤다(여성가족부, 2020). 1년 전보다 0.5%p 늘어난 수치이기는 하나 아직도 턱없이 낮다.

육아휴직, 탄력근무제 등 ‘워라밸’ 제도가 잘 마련된 기업들도 다를 바 없다. 2017년 글로벌 브랜드컨설팅 전문업체 ‘인터브랜드’가 선정한 대한민국 50대 기업들을 살펴보니 “각 기업의 워라밸 제도 수준은 실제 기업 혁신·성과와는 무관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제도는 기업의 성과를 위한 발판이어야 하는데, 제도만 마련하고, 여성을 전략적 파트너로 삼으려는 노력을 중단한 기업들이 있다”는 지적이다.

여성 리더십으로 향하는, 막힌 ‘파이프라인’을 뚫으려면 “CEO부터가 우리 회사의 핵심 인재, 주요 직책 중 여성은 얼마나 되는지를 살피고, 특정 성별이 한 부서에 쏠리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여성 멘토링과 ‘워라밸’ 제도 운용, 여성은 남성만큼 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 마련도 강조했다. 또 “여성성을 감추고 남성성을 모방하는 여성 리더보다, 여성성을 중심으로 하면서 남성성도 내재한 ‘양손잡이’형 리더들이 실제로 유리천장을 깰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여성의 경제적 대표성을 늘리기 위해서는 ‘돌봄 사회화’ 등 국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출산 6개월 전후 경력단절 인원을 살펴보니 공무원은 약 11%, 사기업 직원은 거의 50%에 달했다. 국가가 그 차이를 줄여달라”고 당부했다. 

여지영 SK텔레콤 SV이노베이션 센터 Open Collaboration 그룹장도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여성 노동자도 많은 복지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정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 기업이 투자를 받기 위한 조건에 성평등, 여성 리더 육성 결과지 등이 포함되면 어떨까. 기업 상장이나 S&P500 지수 편입 요건에 여성 노동자 비율, 여성 임원 비율이 들어간다면 어떨까. 성평등 확산으로 가는 속도가 더 빨라지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유엔글로벌콤팩트한국협회가 '2020 Korea Leaders Summit' 행사를 개최했다.
유엔글로벌콤팩트한국협회가 24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가진 '2020 Korea Leaders Summit' 세레모니 행사 ⓒ홍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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