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공개 원치 않았던 사실까지 보도
일부 누리꾼 문제적 기사 갈무리 해 비판
#멋쟁이희극인박지선 해시태그 확산도

박지선씨  ⓒ여성신문·뉴시스
박지선씨 ⓒ여성신문·뉴시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희극인 박지선(36)씨가 부검 없이 영면다. 밝고 따뜻한 모습을 보여준 박씨의 죽음에 많은 이들이 애도의 물결을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언론이 보도준칙을 지키지 않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박씨는 2일 오후 2시경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의 사망이 전해진 후 언론은 빠르게 보도를 이어나갔다. 언론진흥재단 뉴스검색시스템 빅카인즈에 등록된 54개 언론 기준 2일부터 3일까지 박씨의 사망을 다룬 기사는 총 269건이다. 네이버 포털사이트 기준으로는 3일 오전 10시 현재 1686건에 달한다.

문제는 유명 연예인의 사망을 두고 이어진 언론의 보도행태다. 한국기자협회가 권고하는 ’보도권고기준 3.0‘을 어기고 사망 당시 모습이나 과학수사대 등 경찰의 모습을 촬영하거나 주변인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경찰과 유족이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힌 유서의 내용까지 ’[단독]‘을 붙여 보도한 언론사까지 등장했다.

지난 9월 보건복지부는 2019년 자살 사망자 수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으며 특히 10월, 11월 20~30대 여성의 사망이 중점적으로 증가한 것을 두고 “사회 구조적, 개인적 요인이 복합 작용한 결과이므로 특정이 어렵다”면서도 당시 여성 연예인의 사망이 일부 연관을 미쳤을 것으로 봤다.

누리꾼들은 박씨의 사망 이후 이어진 언론 보도의 행태를 지적하며 문제적인 보도를 갈무리해 공유하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특정 언론사의 기사를 갈무리해 “확인되지도 않은 정보를 보도하면서 클릭장사를 하고 있다. 쓸데 없는 소문 퍼뜨리지 말아라”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취재윤리가 아예 없다”라고 한탄했다.

SNS를 중심으로는 현재 박씨의 죽음을 추모하는 해시태그가 퍼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박씨가 생전 트위터의 이름을 ’멋쟁이희극인‘으로 설정한 것을 따라 ’#멋쟁이희극인박지선‘을 달고서 생일인 오늘(3일)을 축하하며 애도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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