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시청 앞 '대한민국여성축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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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대한민국 여성축제' 추진위원들이 기획회의 후 이날 인쇄소에서 갓 도착한 축제 포스터와 리플릿을 펼쳐보이고 있다.▶

2003년 10월 3일 시청 앞 광장, 새 하늘을 여는 대고의 웅장한 울림에 이어 새 땅을 일으키는 풍물패의 신명. 여성들의 분홍빛 일렁임 가운데 여성의 하늘을 여는 '개천향가'와 90세 할머니도 함께 하는 호주제 폐지 '대한민국 여성헌장'이 광장 가득 울려 퍼진다.

호주제가 폐지되면 아비, 어미를 몰라보게 될 거라는 유림 할아버지들에겐 발칙하기 그지없는 상상. 하지만 상상이 아닌 현실을 예고하며 여성들의 시대 반란이 시작됐다. 고은광순, 이유명호, 유채지나, 오한숙희, 이혜경, 박옥희 등 이름만 들어도 축제가 연상되는 페미니스트들이 나서 오는 10월 3일 시청 앞을 여성들의 해방구로 만든다.

지난 3일 서울 여성플라자 2층 조그만 회의실 '대한민국여성축제' 기획회의가 한창이다. 이미 수차례 기획회의를 거친 만큼 이날 회의에서는 세부 프로그램이 이야기됐다. 축제는 첫 번째 하늘평화마당, 두 번째 양성평등마당, 세 번째 생명·환희마당으로 구성되는데 특히 축제의 핵심이랄 수 있는 두 번째 마당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포크레인이 한 쪽에 가만히 서 있으면 너무 흉측하지 않을까.”

“아니 움직여야 돼. 웅~ 하고. 우리 여성들 힘을 상징하는 건데.”

“풍선이랑 현수막으로 장식하면 되잖아. 그 위에서 선언문을 낭독하는 건 어때.”

“선언문 낭독은 공식행사인데 무대 위에서 해야 하지 않을까?”

“아니야, 공식적인 거. 우린 축제야.”

그렇다. '대한민국여성축제'란 이름만 듣고 무슨 관변 단체의 동원 행사 정도로 생각한다면 지나친 오해란 말씀. 사실 축제 공식 명칭에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

당초 '웅녀들의 축제'로 이야기됐으나 “단군신화가 워낙 가부장적”이라는 지적에 '마고여신들의 축제'로 바꿨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마고 여신에 대해 모르고 무엇보다 다양하고 많은 여성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금의 '대한민국여성축제'로 다시 정리한 것. 발랄한 추진위원들의 진지한 토론에서 나온 최종 결과물인 셈이다.

축제 장소로 시청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청계천 고가 공사로 시청 앞 차량 통제는 힘들다는 벽에 부딪혀야 했다. “양성평등의 문화, 상생의 문화, 해원의 문화라고, 가부장제를 개혁하는 진보적인 행사라고, 시위가 아니라 아름다운 축제”라고 수 없는 설득 끝에 3000명의 여성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시청의 상징성'을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것.

20일 여의도에서 열린 '호주제 폐지, 평등가족 실현 시민한마당'에 이어 10월 3일 시청 앞을 분홍색으로 물들일 '대한민국여성축제'는 가을 국회에 '호주제폐지'라는 큰 부담을 안길 것이라는 게 축제 추진위원들의 설명이다.

이날 기획회의 중간, 축제 포스터와 전단이 도착했다. 인쇄소에서 갓 나온 따끈따끈한 분홍색 포스터와 전단을 펼쳐보며 추진위원들은 시청 앞 광장을 벌써 분홍색으로 수놓은 듯 마냥 흥분했다.

“야, 너무 예쁘다. 개혁당 세렝게티가 너무 수고했어. 박수 쳐줘야 해.”

“이유명호 선생님도 책에서 포스터 아이디어를 냈잖아. 무궁화에 난나 그림 넣은 거.”

인력, 예산 등 많은 것이 부족하지만 축제를 기획하는 이들에게선 하나로 통하는 전율이 느껴졌다. “힘든 거요? 하나도 없어요. 시청을 해방구로 만들어 여성들이 소리친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신이 나요.

여자들이 새 하늘을 열겠다는 발상 자체가 엄청나잖아요.” 늦은 밤 기획회의를 마친 호주제폐지운동가 고은광순씨는 그들의 전율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가 한 아름 안아든 분홍색 축제 포스터엔 '할머니와 손녀, 엄마와 딸, 언니, 이모, 고모, 숙모 다함께 분홍단장하고 오세요'라는 글씨가 선명했다.

새 시대를 예고하며 입에서 입으로 오르내릴 '개천향가'의 마지막은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리는 시청 앞 '대한민국여성축제'로 이어진다.

김선희 기자sonagi@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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