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세대 재즈 보컬리스트
토종 재즈클럽 ‘야누스’ 수십년간 운영
투병 중에도 최근까지 무대 올라
“재즈 불모지 한국 발전시켜”

생전 무대에 오른 재즈 보컬리스트 고 박성연의 모습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생전 무대에 오른 재즈 보컬리스트 고 박성연의 모습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국내 1세대 재즈 보컬리스트, ‘한국 재즈계의 대모’로 불리는 박성연이 지난 23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

고인은 한국 재즈씬의 산 증인이자, 우리나라 재즈 여성 보컬리스트의 명맥을 유지해 온 유일한 가수로 불린다. 숙명여대 작곡과를 나와 1960년대 중반 미8군 무대 가수를 뽑는 오디션에 합격하며 뮤지션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1974년 국내 최초 재즈 연주회인 ‘박성연의 노래와 영상의 밤’을 열었다. 1970년대 ‘올댓재즈’와 더불어 유일한 국내 재즈 클럽인 ‘야누스’를 1978년 열고 35년 이상 운영해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박성연은 2012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상, 2014년에는 한국대중음악상 공로상을 받았다.

1989년 직접 작사·작곡한 ‘물안개’ 등이 수록된 1집 앨범을 발매하는 등 그간 총 4장의 음반을 냈다. 2016년 발표한 ‘바람이 부네요’는 올해 가수 박효신과 새로 녹음한 듀엣 버전으로 자동차 광고에 사용돼 화제를 모았다. 2017년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지난해 서울숲재즈페스티벌에 출연하는 등 최근까지 재즈 보컬리스트로 현역에서 활동해왔다.

젊은 시절 재즈 보컬리스트 고 박성연의 모습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젊은 시절 재즈 보컬리스트 고 박성연의 모습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재즈클럽 ‘야누스’(현재 ‘디바 야누스’)는 고인이 신부전증으로 투병하기 시작한 2015년부터 후배 재즈 보컬리스트 말로가 이어받아 운영 중이다. JNH뮤직은 23일 부고를 전하며 “재즈 불모지였던 한국이 이제 여러 재즈 스타와 대규모 국제 페스티벌을 보유할 만큼 울창한 숲이 됐다. 야누스는 오늘의 숲이 있게 한 그 처음의 나무”라고 밝혔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5일 오전 7시다. 장지는 경기 파주시 장곡리 가족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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