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에 스며든 판타지를 깬다
일상 생활에 스며든 판타지를 깬다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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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비디오 액티비즘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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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라 해머의 <바비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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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영상문화 발전소 아이공이 주최한 페미니즘 비디오 액티비즘 포스터.▶













구조와 권력에 도전한 마사 로즐러

레즈비언 비디오 액티비스트 바바라 해머




지난달 25일 아트선재센터에서는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이 주최하고 서울 퀴어아카이브와 서울여성영화제 등이 협찬한 페미니즘 비디오 액티비즘 세미나가 개최되었다.



바바라 해머의 영상 메시지로 시작된 세미나는 8월 21일부터 26일까지 6일간 상영된 페미니즘 비디오 액티비스트들의 작품과 지난 6월 초부터 진행된 온라인 릴레이전을 정리, 여성주의 문화운동에서 페미니즘 비디오 액티비즘이 갖는 현재적 의미와 위상을 정립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김일란(32·광운대 강사)씨는 '희생자의 정치에서 생산자의 미학으로'라는 주제로 1970년대 페미니스트들의 의제와 전략, 한계를 비롯한 서구 페미니즘 문화운동의 지형을 살펴보았다. 김씨는 “60년대 페미니즘이 중요한 정치적 세력으로 부상한 이후 실천적, 이론적으로 일정한 궤도에 오른 것은 70년대다. 현재의 페미니즘 지형은 70년대의 그것이 보다 분화된 형태다”라고 말했다.



김씨가 1970년대에 주목한 이유는 문화가 정치, 경제적인 토대에서 상대적 자율성을 획득하고 일정한 지위를 확보한 시기라고 판단되었기 때문. 70년대의 연구가, 활동가들이 문화 분석을 통해 맑시즘에서 풀어야 했던 자본주의적 관계의 자기 증식을 이해하려 했던 것처럼 당시 페미니스트들에게 중요한 의제는 여성들에게 문화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고 문화 속에 자리잡은 남성의 헤게모니를 폭로, 여성주의 문화를 창출하는 것이었다고 김씨는 말한다.



남근 중심주의와 성차별 이데올로기의 타파에 집중한 페미니즘이 대중의 감수성을 조작, 반영해 온 예술에 대해 검토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는 설명.



김씨는 70년대 페미니즘과 문화 연구가 만나는 지점을 네 가지 쟁점으로 분류하였다. 첫째, 여성작가의 발굴, 재현된 여성이미지의 분석과 남성 중심적인 문화제도에 대한 비판. 둘째, 정신분석학과 페미니즘적 재현의 만남, 시각 문화 속에 침투되어 있는 남성중심적 무의식과 시각성, 여성의 욕망, 몸. 셋째, 비주류적인 표현양식과 여성적 표현양식에의 요구. 넷째, 새로운 의제로서의 정체성의 정치.



김씨는 “70년대의 검토를 통해 현재 어떤 페미니즘적 실천 전략을 세울 수 있을지 논의해야 한다. 우리에게 의미 있는 질문은 문화라는 공간을 페미니즘적으로 재정의하고 그 공간을 새롭게 전유, 여성들의 차이를 보다 충만하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에 나선 조혜영(30·서울여성영화제 프로그램 코디네이터)씨는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주제로 마사 로즐러의 작품을 분석했다.



조씨는 “로즐러에게 개인의 이름으로 호명되어진 것은 모두 정치적, 사회적인 요청 하에 구성되어진 것이다. 그녀에게 제 1의 과제는 공적 영역과는 관습적으로 분리된 것처럼 오인되어왔던 일상의 판타지를 깨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실제 로즐러는 새로운 매체의 사용과 변화를 시도해 추상회화, 북아트, 사진, 퍼포먼스, 전단지, 엽서, 전시 등 매체의 활용에 있어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작업을 전개한 작가.



조씨는 <라이프>지의 베트남 전쟁 사진을 미국의 전형적인 단란한 가정 내의 사진에 몽타주 한 <전쟁을 집으로 가져오기>(1973)를 분석하면서 “로즐러는 일상의 판타지, 즉 내부와 외부, 나와 그들을 분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그래서 외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상상하는 판타지를 깨고자 한다.



집이라는 공간, 일상적 시간과 습관, 전쟁의 시공간을 다른 곳에 재위치시키고 재연결함으로써 역사를 다시 쓰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또한 “로즐러는 내밀한 여성성과 일상성에 초점을 맞춰 종종 사회적 정치성을 상실하게 되는 나르시시즘적 페미니즘을 경계하고 구조와 복잡한 권력들에 대한 비판을 견지했다”면서 “매체 내에서 페미니스트 실천을 하기보다 페미니스트로서 매체를 실천하는 길을 선택한 액티비스트”라고 그를 정의했다.



마지막 발제를 맡은 한채윤(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부대표)씨는 바바라 해머의 장편 영화 <질산염 키스> <바비의 일생> <역사 수업>을 '다시 쓰는' 레즈비언 역사로 해석했다.



한씨는 “바바라는 가시화된 레즈비언 이미지가 없음에 분개하면서 그 공백을 채우기 위해 카메라를 잡았지만 달려간 곳은 레즈비언 커뮤니티가 아닌 커뮤니티 밖이었다.



이성애중심주의가 흐르는 바로 그곳에서 가장 자신답게 살 수 있길 원한 바바라는 유토피아를 제시하기보다 함께 변화시키고 변화해나가자며 힘있고 유쾌하게 말을 건넨다”고 분석했다.



또한 한씨는 “바바라의 영화가 지나치게 페미니즘적으로 읽혀지지 않길 바란다. 곧잘 레즈비언은 여성 안에, 페미니즘 안에, 페미니스트 안에 묻혀버린다”면서 “바바라 해머가 자신의 정체성을 처음 깨닫고 레즈비언 이미지를 찾아 카메라를 든 그대로 이왕이면 그의 활동을 레즈비언 비디오 액티비즘이라고 말해줘도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는 서울영화제 프로그래머인 권은선씨와 중앙대 강사 박진형씨가 토론자로 참석해 페미니즘 비디오 액티비즘의 역사와 현재적 의미에 대해 활발한 토론을 펼쳤다.



임인숙 기자isim123@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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