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미영 민주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홍미영 민주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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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에도 국민경선제 도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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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비인간적인 삶을 살았다.”

지역 주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등에 업고 인천에서 지방의회 의원을 세 번이나 한 홍미영 민주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정치인생 12년을 이렇게 회고했다. 올해의 여성운동상, 모범의원상 등 상도 숱하게 받고, 지역에서 탄탄한 지지세를 갖고 있는 그의 고민이 궁금하다. 홍 부위원장은 내년 총선 때 부평에서 지역구로 출마하느냐, 비례대표로 등원하느냐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홍미영(48) 민주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은 요즘 고민이 많다. 인천 부평구 십정동 아줌마들의 열렬한 성원에 힘입어 인천에서 구·시의원을 세 번이나 했고, 올해의 여성운동상이나 모범의원상 등 명예로운 수상경력이 수두룩한 베테랑인 그가 무슨 일로 골치를 썩일까.

“낡고 병든 정치관행과 싸우느라 그렇죠.” 시의원 시절 달동네 서민들의 삶을 바꾸기 위해 발로 뛰었고, 국민세금을 단돈 1원도 허투루 쓰지 않으려고 지독한 예결위원장으로 불렸던 그에게도 우리 정치관행은 견디기 힘든 악습이었던 것.

그래서인지 그의 얼굴에 주름이 늘어 보였다. “주민들의 든든한 대표가 돼 따뜻한 정치를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정치에서 이를 제대로 하기란 물로 바위에 구멍뚫는 격이었죠. 하지 못한 일 때문에 한이 맺혀선지, 많이 늙었어요.”

홍 부위원장은 95·98년 인천시의원을 하면서 단맛, 쓴맛을 모두 맛봤다. 학교급식을 정착시키고, 족집게 같은 예결위원장 활동으로 지역주민들에게 두터운 신망을 얻기도 했고, 돈으로 권력을 사려는 이들과 여성의원을 무시하는 남성들의 날선 견제에 멍들기도 했다.

“98년인가 구청장 캠프에서 일할 때인데, 어떤 사람이 찾아와 돈을 주면 표를 얻게 해주겠다고 하더군요. 아, 이게 바로 돈정치구나 정신이 들었어요. 그 뒤로 냉소적인 면도 생기고, 정치를 관둘까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했죠.”

홍 부위원장은 너털웃음을 지었지만, 아쉬움이 남는 표정이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구청장에 도전하려다 예비경선 과정에서 무산됐고, 1년여를 당 외곽을 ‘떠돈’ 때문일까. 많은 사람들은 홍 부위원장이 중앙에서 활약할 재목이란 ‘희망’을 갖고 있지만, 정작 그는 “희망이 인내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위원장이 정치를 계속하는 이유는 뭘까. “여성과 장애인, 서민 등 가진 것 없고 힘든 이들을 위해서죠. 지방의원을 한 것도 같은 이유에섭니다. 국회 안에 여성이 20%(60명)만 되면, 분명히 바꿀 수 있습니다.”

홍 부위원장이 내년 총선 출마를 결심한 이유다. 하지만 앞길은 아직 오리무중. 그가 부평에서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긴 하지만, 만만찮은 경쟁자들이 숨어있다. 선거판에서 괴력을 발휘하는 ‘조직과 자금력’을 갖춘 이들이다.

마침 당 부평갑지구당이 위원장이 없는 상태인데, 그가 이 곳을 맡을 지는 미지수다. 대의원들을 움직이는데 만만찮은 돈과 조직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전에서 했던 국민경선제도를 총선 후보자를 뽑을 때도 적용해야 해요. 그래야 돈경선이 없어질 테니까요.”

“본선, 자신 있다”

“본선은 자신 있다”는 홍 부위원장이지만, 문제는 결국 경선이란 얘기다. 이 때문에 그는 지역구 출마와 비례대표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있다. 그러나 신당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두 경우 모두 확실치 않은 상황.

홍 부위원장은 세운 전략은 간단하다. 우선 자신의 텃밭인 부평에서 그동안 몸담았던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유지하고, 당 중앙엔 여성의 정치참여를 보장하는 제도개선을 줄기차게 요구한다는 것. 아울러 여성들의 연대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시의회 예결위원장을 할 때, 날카로운 이견과 분쟁을 잘 조정해 합의를 이끈다는 칭찬을 받았습니다. 이건 제 능력이 아니라 여성이 가진 고유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우리 사회에 얼마나 이견이 많고 분란이 많습니까. 이를 해결할 여성 리더십이 절실합니다.”

홍 부위원장은 지방의원 출신으로 국회의원이 된 여성이 한 명도 없는 우리 정치사에 획을 긋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내년에 일이 ‘성사’되면 ‘국민과 정치인이 함께 웃는 정치’를 해보고 싶다. 그 뒤엔? “여행하면서 책도 보고, 자연을 벗 삼아 정말 인간다운 삶을 사는 거죠. 여성정치가 성공하면 모두가 그렇게 살 겁니다.”

▲55년 서울 ▲78년 이화여대 사회학과 졸 ▲83년 한국여성유권자연맹 간사 ▲86년 한국여성민우회 인천지역사업센터 대표 ▲87년 인천지역주민회 회장 ▲91년 인천 부평구 초대의원 ▲95·98년 인천광역시의회 의원 ▲2000년 새천년민주당 인천시지부 대변인 ▲2002년 노무현 후보 비서실 정무2팀장

배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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