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여성정치인 팬클럽 전성시대 - 온라인 카페·지역모임 활동 활성화

‘러브운나·추지모·그네밀기·고은사람들’ 네티즌들의 아이디일까. 아니다. 온라인 정치인 팬클럽 사이트다. 각각 민주당 허운나·추미애, 한나라당 박근혜 국회의원, 개혁국민정당 고은광순 서초갑 지구당 위원장을 지지하는 카페들이다. 고은사람들은 여성정치인경호본부라는 오프라인 모임으로 발전, 여성정치인을 후원하는 대표적인 모임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여성정치인 지지모임은 현직 국회의원에만 머물지 않는다. 각 당의 여성 당직자, 지구당 위원장, 시의원에 이르기까지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온·오프라인 ‘팬클럽’들은 하루가 다르게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 오프라인으로만 구성된 모임도 여성 정치인들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검색 1위 강금실

다음카페(cafe.daum.net)에 들어가 여성정치인 이름을 검색했을 때 가장 많은 카페이름이 나오는 주인공은 누구일까? 정치인이기보다는 정부관료라 할 수 있는 강금실 법무부장관이다.

하지만 여러 사이트에 걸친 카페 수는 민주당 추미애 국회의원이 단연 선두다. 다음·프리챌·싸이월드에 이르기까지 추미애대통령, 추미애를 사랑하는 모임, 추미애 사랑 만들기 등 다양한 이름의 카페들이 추 의원에 대한 짝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추 의원을 지지하는 카페들은 그를 여성 대통령감으로 표현하기를 서슴지 않는 등 추 의원 여성대통령 만들기 운동의 성격도 띠고 있다. 온라인 인기는 민주당 허운나 의원이 추 의원의 뒤를 추격하고 있다. 허운나 팬클럽, 러브운나, 분당사랑 허운나, 운나사랑 등 다음에만 4개의 카페를 갖고 있다.

민주당 이미경·김희선 의원은 각각 이미경의원후원모임(cafe.daum. net/cookei), 정치인 김희선(cafe. daum.net/Kimheesun)이라는 카페가 있다. 특히 민주당 조배숙 의원실 인턴들이 모여 만든 ‘제5회 국회인턴-조배숙의원님-(cafe.daum.net/Assembly-Intern)’은 지난 7월 문을 열고 조 의원의 지지세력으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민주당 여성의원들이 온라인 팬클럽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박근혜 의원만이 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박 의원은 홈페이지(parkgeunhye.or.kr)에서 GH클럽 사이트를 통해 그네밀기·근혜짱·나라꽃무궁화사랑회 등의 카페가 운영되고 있으며 다음에도 박근혜(cafe.daum. net/ilovehye)라는 이름의 카페가 있다.

민주당 조배숙·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은 지역구 중심으로 모인 지지자들이 조만간 카페 형식의 온라인 모임을 만들 전망이며 각 의원실은 이 모임을 홈페이지와 연결할 구상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근혜 의원의 GH클럽은 홈페이지와 카페를 연동시키는 모델 케이스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성정치인들을 지지하는 카페의 운영자들은 ‘여성이 한국 정치의 희망’이라고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들이 카페를 통해 간접적인 지지 활동을 펼치는 것도 여성들이 정치세력화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기 위해서다.

이미경의원 후원모임 운영자인 이아람(24)씨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기간에 이미경 의원실에서 자원봉사를 한 인연으로 이 카페를 만들었다”며 “노사모처럼 대규모는 아니지만 이 의원님께 힘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성으로서 ‘카페 김희선’을 운영하고 있는 이승환(30)씨는 “현실적으로 연예인 카페보다 인기 없는 게 정치인 카페인데 이는 많은 사람들이 정치인 홈페이지에 들어가거나 글 남기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라며 “온라인 카페가 그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길”이라고 평가를 내렸다. 그는 또 “이 카페는 김희선 의원님이 걸어 온 길들에 대한 작은 소개이자 나부터 의원님을 바로 알기 위해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지역 활동을 위주로 하는 여성정치인들은 지역주민들이 중심이 된 팬클럽이 있다. 민주당 김경천 의원을 지지하는 좋은사람들·경천회가 그 예다. 좋은사람들은 광주 동구 지역 20∼30대의 청년을 중심으로 50여명의 회원이 김경천 의원의 의정활동 홍보와 후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자발적 주민모임 ‘든든’

경천회는 지난 2000년 총선 선거운동기간에 김 의원의 자원봉사자들의 모임으로 김 의원 의정활동에 대한 감시자의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경천회는 향후 총선을 대비해 온라인에서 김 의원의 의정활동을 홍보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중이다.

경천회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김종규(34)씨는 “개인적으로 김경천 의원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활동을 하고 있다”며 “김 의원의 의정활동을 스크린하고 지역 내 여론을 수렴·정리해 의정활동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포부를 밝혔다.

10월 말에 치러질 금천구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노동당 최현숙 여성위원장은 서울 금천구 주민들이 만든 참여자치단체 금천구정지기단(cafe.daum.net/gcjigidan)이 후원 세력. 얼마 전 안산시 회원 300여명이 모여 만든 ‘자야클럽’은 박순자 한나라당 안산시 단원구지구당 위원장의 팬클럽이다. 지역현안을 논의하고 친목도 가꾸고 있는 자야클럽은 박 위원장의 지역활동에 커다란 버팀목이 되고 있다.

성남시의회 김기명 의원도 비슷한 경우다. 김 의원이 활동하기도 했던 주부단체 ‘함께하는 주부모임’은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 김 의원을 위해 자발적인 선거운동을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후원금도 모집하는 등 김 의원의 당선에 크게 공헌을 했다. 김 의원은 “함께 하는 주부모임은 앞으로도 계속 내 정치생활의 후원자가 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혜원 기자nanca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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