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의 날’ 여성들 “서울시는 생리대 보편지급 조례 시행하라”
‘월경의 날’ 여성들 “서울시는 생리대 보편지급 조례 시행하라”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0.05.28 13:59
  • 수정 2020-05-28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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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일은 세계월경의 날
스코틀랜드·영국·미국 등 해외는
조건 없이 여성의 월경권 보장 추세
국내는 작년 12월 서울시 본회의서
‘월경용품 보편지급 및 관련 교육의 진행
등을 포함한 조례’ 통과됐으나
어떠한 논의·계획도 이뤄지지 않아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에서 서울시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금 운동본부가 '코로나에도 월경은 계속 된다 서울시는 월경용품 보편지급 조례를 책임 있게 시행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에서 서울시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금 운동본부가 '코로나에도 월경은 계속 된다 서울시는 월경용품 보편지급 조례를 책임 있게 시행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세계 월경의 날인 5월 28일 청소년 당사자·활동가를 비롯해 다양한 여성들이 모여 “코로나에도 월경은 계속된다. 서울시는 월경용품 보편지급 조례를 책임 있게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시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28일 세계 월경의 날을 맞아 소속단체 회원들과 함께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의 월경용품 보편지급 지원조례의 책임 있는 시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해 서울시 본회의에서 ‘월경용품 보편지급 및 관련 교육의 진행 등을 포함한 조례’가 통과됐으나 서울시가 제대로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운동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이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생리대를 구매하기 위한 비용은 계속 지출되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상대적으로 더욱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주장했다. 

해외는 조건 없이 여성의 월경권 보장

안현진 여성환경연대 활동가는 “전 세계 곳곳에서 안전하고 자유로운 월경을 위한 연대가 이뤄지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깔창 생리대 사건’을 통해 단순한 생리 현상이 아닌 사회적 조건에서 이뤄지는 사회·정치적 문제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안 활동가는 “사회는 뒤늦게 이를 인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일부 청소년에게만 일부 월경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며 “그마저도 빈곤을 증명해야 하는 신청 절차 때문에 자격이 있지만 신청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동본부는 해외처럼 국내도 조건 없는 월경 용품 지급을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서는 여성의 월경권을 보장을 위해 조건 없이 월경용품을 지급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다. 스코틀랜드 국회는 지난 2월 모든 여성에게 생리대를 제공하는 법안인 생리용품 법안(Period Products Bill) 1차 투표에서 찬성 112표, 기권 1표로 가결시켰다. 영국도 작년 하반기부터 학생을 대상으로 한 보편지급에 동참했다. 생리용품에 붙는 세금인 ‘탐폰세’를 없애는 국가와 도시가 늘고 있다. 미국 뉴욕주는 2016년부터 공립학교, 노숙자 쉼터, 교도소 등 공공시설에 무료 생리대를 비치 중이다.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에서 서울시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금 운동본부가 '코로나에도 월경은 계속 된다 서울시는 월경용품 보편지급 조례를 책임 있게 시행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에서 서울시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금 운동본부가 '코로나에도 월경은 계속 된다 서울시는 월경용품 보편지급 조례를 책임 있게 시행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청소년들 “교내 월경교육 필요하다”

운동본부는 서울시의 이번 월경용품 보편지급 조례에 대한 당사자들의 의견도 들어봤다.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24일 까지 26일간 청소년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총 14개 문항으로 구성된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최종 914명의 청소년(서울지역 응답자 441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그 중 97.3%에 해당하는 892명이 서울시 월경용품 보편지급에 찬성하는 의견을 보냈다. 

응답자의 76.7%에 해당하는 704명은 ‘학교에서 월경용품 관련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거나 교육내용에 만족하지 않는다’라고 응답했다.

‘학교나 공공기관에 비치된 월경용품을 사용해본 적 있냐’는 문항에 절반되지 않은 숫자인 49.5%의 참여자만이 사용해본 적 있다고 답변했다.

‘월경용품 보편지급 외에 어떤 것이 더 이루어지길 바라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월경휴가를 달라(생리조퇴 결석 의무화 등)”, “남학생도 월경에 대해 교육해 달라”, “산부인과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해 달라”, “월경이 부끄러운 것이 아님을 느끼게 해 달라”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청소년 당사자인 정지원 청소년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활동가는 재난 상황에서 여성의 권강권은 더욱 불안해진다고 밝혔다. 양 활동가는 “최근 생리대 브랜드 나트라케어의 허위 품목신고 및 거짓광고 사건은 월경 용품에 대한 불안감을 고조시킨다”며 “청소년들에게는 월경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여러 월경용품에 대한 선택권도 보장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은선 사단법인 희망씨 상임이사는 장애청소년의 월경에 주목했다. 김 상임이사는 “장애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시중에 나온 월경용품은 뒤틀린 신체구조와 적합하지 않았다”며 “특히 누워있거나 휠체어를 타야하는 학생들은 시중의 값비싼 입는 생리대 대신 영유아용 기저귀를 착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선은 월경용품 보편지급을 시작으로 여성들의 안전한 월경권을 위한 서울시의 실천을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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