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있게 벗어라
자신있게 벗어라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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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만 사진집 중에서 그룹 신화의 전진 누드.









장맛비가 창문을 때리는 소리가 심상찮다. 빗방울 하나 하나가 하늘 끝까지 연결 돼 있어 끊임없이 비를 쏟아 내리는 듯하다. 이 비가 그치면 찌는 듯한 여름 더위가 시작되겠지? 날씨가 더워질수록 사람들의 옷차림은 가벼워지고 노출도 많아지겠지.



길을 걷는 예쁜 여자들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남자들의 시선이 벌써부터 느껴진다. 훔쳐보기. 인간의 본성 중 하나라고 이해하기에 요즘 세태는 좀 심할 정도다.



그런 와중에 여러 여자 연예인의 누드집 촬영. 누드 인터넷 서비스가 요즘 한창 이슈거리다. 성현아, 권민중은 벌써 그 누드 사진들이 서비스되고 있고 이혜영, 김완선, 클레오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누구는 엄청난 계약금이 오가고 누구는 사진촬영이 계약에 걸려 백지화되고 누구는 매니저의 강압에 못 이겨 변호사도 선임하고 거부 기자 회견도 갖는다.



난 이런 현상들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성에 대한 우리의 문화가 점점 오픈 되는 거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사실 아름답고 예술성 있는 누드는 참 보기 좋다. 당당하고 자신 있게 자신의 아름다움을 과시하는 여자들의 모습은 얼마나 신선한가. 그러나 오로지 상업적 목적만을 위해 남성들의 훔쳐보기만을 만족시킨다면 바람직하지 않다. 개인적으로 배우 권민중과 상당히 가깝게 지낸다. 난 그녀가 누드를 찍었을 때 축하해줬고 그녀는 자신의 누드를 친절하게도 인터넷과 핸드폰을 통해 내게 직접 보여주며 멋있냐고 물었다. 난 그녀의 그 당당함을 사랑한다. 젊었을 때 본인이 가장 아름다울 때의 모습을 간직하고 또 연예인으로서 당당히 많은 사람에게 공개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진정 아름답고 자신감 넘치는 한 인간의 모습을 찾는다. 사실 여성이 갖는 많은 힘 중에 그런 모습은 참 소중하다. 자신이 갖고 있는 무기를 사용해 보수적이고 이중적인 한국 남성 사회에 돌을 던지는 그녀들의 행동에 우린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누구는 지적인 매력으로, 누구는 한없는 부드러움으로, 누구는 섹시한 매력으로, 누구는 남성보다 더 큰 힘의 매력으로, 아니면 유머와 재치로 자신의 파워를 보이는 여성에게서 난 커다란 매력을 느낀다.



이젠 이런 연예인 누드촬영이 더 이상 큰 이슈가 되지 않는 분위기가 되면 어떨까. 더불어 김혜자, 고두심, 전원주 같은 연륜 있는 최고의 연기자들도 아무 화장 없이 세미누드를 찍어 보면 어떨까. 우린 그들의 주름 하나, 눈빛 하나에서 연기자로 한 평생 살아온, 여자로서 한 평생 살아온 삶의 모습과 연기에 대한 열정을 또 다른 느낌으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성이란 건 자꾸 보여지고 얘기할 때 스스로 정화될 수도 있다. 겁이 나서 아니면 부끄러워서 숨기다 보면 통제할 수 없고 더욱더 어둡고 곪아가게 될 것이다.



대신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런 의미에서 누드촬영을 하는 연예인들도 생각을 갖고 덤벼야 하는 문제이다. 아직도 깨지지 않는 남성 중심적 사회의 사고 방식이 여성의 역할, 여성의 위치를 얼마나 제한하는 것인지 모두가 고민할 때다. 그리고 이젠 남자들도 자신 있게 벗어야 할 것이다. 누드촬영이 ‘상품’이라고 말한다면 정우성, 장동건, 이정재, 송승헌, 원빈, 권상우 같은 배우들이 벗는다면 전국의 여성들이 얼마나 즐거워할까. 모든 사람들의 기분이 좋아지는 예술적 누드. 인간이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꾸미지 않았을 때, 자연의 모습으로 보여질 때 우린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것이다.



소란스러워 하지 말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자. 당당해지자.



갑자기 나도 누드가 찍고 싶어진다. 배 나오고 주름 더 생기기 전에…. 그만두라고? 그것 봐라. 벗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홀딱 벗고 거울 앞에서 혼자 감상하기나 해야겠다. 나 같은 사람은. 아무튼 오늘밤엔 빗소리를 들으며 당당하고 아름다운 여자 권민중과 소주 한잔 들이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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