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측 “단순 실수, 사실과 달라” 주장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서 유니클로 엔터식스 상봉점과 현대백화점 부천점이 2월 중 폐점했다. ⓒ뉴시스

 

지난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유니클로 대표이사가 인적 구조조정 관련 이메일을 전직원에게 보내 파장이 일고 있다. 일본기업이 근본적 문제 해결을 하지 않고 매출 급감한 책임을 손쉽게 직원에게 떠넘겨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의사 결정 방식이 드러나 한국인 직원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배우진 대표는 지난 2일 인력 감축과 관련한 이메일을 전 직원에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인사 부문장에게 발송한 해당 이메일에는 “회장님께 이사회 보고를 드렸고 인사 구조조정에 대해 관심이 많다”며 “보고 내용대로 구조조정이 문제없도록 계획대로 꼭 추진을 부탁한다”라고 담겼다. 내용이 담겨 파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구조조정 추진과 아울러 2월 기준 정규직 본사직원이 42명 늘었는데 점포로 순환 근무를 보내면 본사 직원이 줄어든다는 일종의 방법까지 포함됐다.

유니클로는 해당 이메일이 실수로 잘못 전달됐으며 인적 구조조정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안과 관련해 인적 구조조정과 무관하며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해당 이메일을 받고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지난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매출이 30%가 줄어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데 ‘실수가 아닌 고의가 아니냐’는 주장마저 나왔다. 회사에서 구조조정설을 흘리면 대상자가 스스로 그만두게 만드는 방법 아니냐는 것이다.

해당 이메일에서 배 대표가 회장님이라고 지칭한 인물이 명시되지 않아 누구인지 파문이 거세다. 유니클로는 에프알엘코리아가 운영하고 있으며, 롯데와 패스트리테일링이 각각 49%, 51% 출자해 만들어진 회사다. 회장님이란 인물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야나이 타다시 패스트리테일링 창업자 겸 회장 중 한 명으로 좁혀지는 이유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과 매장 등 실적 부진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엔터식스 상봉점과 현대백화점 부천중동점 매장은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 지난해 매출은 8749억원으로 2014년 이후 1조원 달성하지 못한 적은 처음이다. 지난해(1조4188억원) 매출 대비 31.3%가 줄었고 순이익도 2018년 2383억원에서 지난해 19억원 영업 적자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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