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가 본 여성정치의 ‘경제성’

@6-2.jpg

▶한국노동연구원 이주희 박사

“정치인들이 쓰는 대부분의 돈은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쓰는 것이겠지요. 정치인에게 네트워크는 힘, 즉 표입니다. 남성의원들이 돈을 더 많이 쓰는 것은 상대적으로 여성의원들의 네트워크 규모가 적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능력의 문제를 떠나 정치는 돈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한국노동연구원 이주희 박사가 말한 네트워크는 부드러운 표현이고 솔직히 말한다면 ‘한 표를 얻기 위한 조직관리비’일 게다. 돈이 들어가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는 공중전화와 같은 선거조직. 이 박사는 “세계적으로 부패정도가 남성이 더 높고 선거는 전형적인 예”라며 “여성의 경우 부패정도가 적고 향응을 베풀지 않는다. 아니 향응 베푸는 것을 못하는 성격이다”고 말한다.

‘돈정치’얘기는 접어두고 대한민국 정치인들에게 세금으로 주는 연봉 1억여원이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을까.

“정치를 경제적인 가치로 따질 수 없습니다. 일반 기업은 그 목적이 이윤을 남기기 위한 것이지만 정치는 돈이 들어가도 필요한 분야에 적합한 입법을 해야하기 때문이죠. 그래도 국회의원 전체 1년 세비가 300억원 가까운 돈이라고 계산한다면 일반 중소기업이 코스닥에 등록할 수 있는 매출액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사업규모, 사업전망, 당기순이익 등 여러 가지를 따져야겠지만 억지로 비교한다면 그렇다는 얘기죠. ”

이처럼 정치와 기업은 그 메커니즘이 다르다 해도 일반 직장인들이 연봉 1억원 정도의 월급을 받으려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해야 하고 받는 만큼 일하지 못한다면 바로 자리를 떠야 한다. 반면 국회의원은 본업인 입법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아도 보장된 4년 임기를 채울 수 있으니 얼마나 답답한 노릇인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정치적 공약 불이행에 대한 처벌규정과 유권자의 피해에 대해 법적인 보상 절차가 필요합니다. 이제 정치도 일반 시장처럼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상품가치를 판단할 수 있도록 투명한 운영을 해야 합니다. 또한 정치시장에 진입장벽을 없애 불량한 후보들이 자연 도태될 수 있도록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여성들도 정치에 더 많이 진출할 수 있을 겁니다.”이 박사의 쓴소리다.

동김성혜 기자dong@womennews.co.kr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